자금 몰리는 코인 시장…비트코인, 안전자산 지위도 넘본다
금 선물 오르자 상승…우크라이나 전쟁,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등 때도 안전자산 역할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한 달간 25% 넘게 급등하면서 코인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호재에 앞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수요가 늘어나는 등 복합적 요소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났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2.16% 오른 3만5140달러(약 4720만원)로 집계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5.26% 급등한 수치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한때 3만590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3만6000달러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Fed의 기준금리 동결 호재 덕분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Fed는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동결했다. 국채금리 급등세에 따른 금융 여건 긴축 등을 반영해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로 대표적 위험자산 시장인 미 증시에선 나스닥지수가 1.64% 올랐고, 비트코인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날 가격 상승 이전에는 안전자산의 특성을 보이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선물 가격이 오르자 비트코인의 가격도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기준 12월물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1993.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까지만 해도 트로이온스당 1831.80달러까지 내리면서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우상향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2005.6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여파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안전자산 투자 전략이 유효한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가격도 이에 반응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5일 2만7000달러대에서 움직이다 소폭 하락한 이후 같은 달 16일을 기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비트코인은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지목되며 가격 상승이 나타난 바 있다. 가상자산의 경우 국경을 넘어 전송이 가능하고 개인 지갑에 보관할 경우 물리적인 도난 우려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성을 지닌다. 또 화폐가치 하락 때 가치저장 수단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러시아인들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면서 하루 동안 14% 이상 급등한 사례도 나타났다.
또 올해 3월에는 실리콘밸리뱅크(SVB) 등 은행이 파산하자 비트코인은 자산 피난처로 인식됐다. 전통 은행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불과 한 달여 만에 1만달러 상당 가격이 뛰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당사국 국민 입장에서 비트코인은 달러나 금보다 매우 유용한 가치 보존 수단"이라며 "전쟁이 아니더라도 경제 불안정이 발생해서 통화가치가 급락한다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때 비트코인이 금융권에서도 주목받았으며 앞으로 뱅크런 우려가 발생하면 모두 비트코인을 먼저 떠올릴 것"이라며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돼 비트코인 투자가 기관 투자자에 현실적인 옵션이 된다면 금융회사의 불안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시장을 이끄는 비트코인 가격이 이와 같은 호재로 급상승하자 투자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의 자료를 보면 2일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 66점(탐욕)보다 6점 높은 72점(탐욕)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50점(중립)과 비교하면 22점 상승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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