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끈질긴 손짓에도, 이준석 화났다 "신당 창당 100%" 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계속해서 여권 핵심부와 엇나가고 있다.
혁신위원회(위원장 인요한)의 건의를 받아 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이준석 전 대표(당원권 정지 1년 6개월)를 비롯해 홍준표 대구시장(당원권 정지 10개월), 김재원 전 최고위원(당원권 정지 1년),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당원권 정지 2년)에 대한 징계취소 결정을 내렸다. 인요한 혁신위가 ‘통합’이란 기치를 내걸고 꺼내든 첫 혁신 과제가 마무리된 것이다.
하지만 ‘혜택’을 받은 이 전 대표의 반응은 애초 혁신위의 의도와 정반대였다. 당초 내년 1월까지 유지되려던 징계 조치가 풀렸지만 이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할 말이 없다. 지도부가 지지율이나 올렸으면 좋겠다”며 “당 대변인이 ‘이준석을 제명해야 지지율이 3~4% 오른다’는데, 왜 저를 제명하지 않는 건가”라고 반발했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징계 결정은 합리적 사유에 따라 이뤄졌지만, 화합 역시 존중돼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선 “저에 대한 징계가 합당했다면 징계를 취소하는 게 논리상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혁신위의 이른바 ‘대사면’ 구상이 지난달 27일 처음 알려질 때부터 비판적이었던 이 전 대표는 외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강하게 여권 핵심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친윤계와의 갈등 끝에 징계를 받고 대표직을 잃은 뒤 줄곧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이를 통해 여권에서 이탈한 2030 지지세를 모아 신당 창당의 명분을 쌓아왔다는 게 여권 주류의 의심이다. 여권 관계자는 “징계취소가 신당 창당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도 봤을 것”이라며 “자신을 내친 사람들이 선심 쓰듯이 징계취소를 하는 모습에 환멸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징계취소 이후 외려 ‘신당 군불 때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정치시그널’에서 “당이 제대로 변하지 않으면 신당 창당 가능성은 100%”라며 “저 사람(친윤계)들을 위해 지역구를 채워주는 식으로 총선에 나갈 의향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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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위원장의 회동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전날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김 전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더불어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지만 대선 이후 여권 핵심부와 멀어진 대표적 인물이다. 김 전 대표는 전날 회동 뒤 취재진에게 “국민의힘에서 그 사람(이준석)을 버렸으니까 그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의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채 상병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 그간 국정에 피로감을 누적시킨 요인을 혁신위가 논의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고 있다”며 인 위원장을 겨냥했다. 이어 “인 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혁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텐데 정작 언론에 나와서는 ‘유승민은 코리아 젠틀맨’이라는 소리만 한다. 만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요한 위원장은 이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굉장히 공격을 받고 그러면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거를 푸는 데에는 시간도 걸리고 안 풀릴 수도 있다”며 “하지만 통합을 주장한 제가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준석 전 대표를 왜 설득을 자꾸 하려고 하느냐, (하지만) 아뇨,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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