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가던 3116명 시골마을 변신…"애 키우기 좋다" 입소문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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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엑스포’서 지방 비전 소개
2일 ‘2023 지방시대 엑스포’가 열린 대전시 대전컨벤션센터 제2 전시관. 지방시대존(Zone) 대형 스크린에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한 충남 아산 송악면 소개 영상이 나왔다. 송악면은 2005년만 해도 인구 3116명에 불과한 시골 동네였다. 2016년 주민 주도로 사회적협동조합 ‘송악동네사람들’ 창립을 계기로 마을이 확 변했다. 주민 스스로 교육 사업을 발굴하고, 문화행사를 기획한다.
주민 공유공간 ‘해유’를 세워 남녀노소 참여할 수 있는 인문·예술·문화 강좌를 연다. 이웃 독거노인과 결손 가정 아이를 돌보는 돌봄 사업도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로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인구가 4189명으로 13년 전보다 34% 늘었다. 주민 평균 연령은 43세.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과 딴판이다. 이연정 아산시 미래전략과 주무관은 “주민이 합심해 서로를 돌봐주고, 어르신 지혜는 계승하려는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송악면 사례가 아산지역 농촌마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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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위원회 출범 후 첫 엑스포
윤석열 정부의 지역 발전 비전과 정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행사가 대전에서 열렸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1일~3일까지 대전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방시대 엑스포를 개최한다. 17개 시·도가 추진하는 지역발전 전략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정부 부처가 마련한 지역 활성화 제도를 소개하는 행사다.
지방시대는 ‘어디서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현 정부 국정철학을 함축한 말이다. 이를 총괄할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난 7월 출범했다. 최우혁 지방시대위 지방산업교육국장은 “그동안 중앙 정부 주도로 진행한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지방정부 주도형으로 개편하고, 전방위적인 대책수립을 위해 참여 부처도 대폭 늘렸다”며 “지방시대위는 지역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종합계획 수립과 연차별 정책을 마련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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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도 핵심전략 소개…전시 부스 520개
‘이제는 지방시대’란 엑스포 슬로건에 걸맞게 행사 규모는 역대 최대다. 지방자치·지역경제와 관련 있는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에 4개 정부 부처와 17개 시도 교육청, 지역별 우수 기업 등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전시 부스 520개가 마련됐다. 대전시 4대 전략산업인 나노·반도체, 바이오·헬스, 국방산업, 우주항공을 소개하는 공간이 전시관 맨 앞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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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 종합계획에 기회발전·교육발전 특구
전북도는 한옥을 상징하는 기와지붕과 형형색색 청사초롱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알리고, 현안사업과 연계한 특례를 소개했다. 부산은 도보 이동 거리에서 문화·교육·의료 혜택을 누리는 ‘15분 도시’를 알렸다. 충북은 ‘충북, 지방시대 중심에 서다’란 주제로 출생신고 증가율 1위,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의료비후불제를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디지털 지방정부존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역별 시범사업을 소개했다. QR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민원 창구(서울 서초구), 노인 인지감각기능을 높이는 키오스크형 싱크테이블(부산 남구·사하구), 소규모 농가 농산물 유통을 돕는 ‘익산맨’ 도입(전북 익산시), 챗봇을 활용한 방사능 대응 시스템(울산 울주군) 등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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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교육·의료, 균형발전 핵심”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 1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도모할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2004년부터 시작한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분권 5개년 종합실행계획을 통합한 첫 계획이다. 시도별 주요 지역정책과제와 17개 부·처·청이 수립한 22대 핵심과제가 담겼다. 충청,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4대 초광역권과 강원권, 전북권, 제주권 등을 3대 특별자치권으로 나누는 초광역권 발전계획도 반영했다.
특히 기업의 지방 투자를 활성화할 기회발전특구와 지역 공교육 발전을 위한 교육발전특구 추진이 눈에 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교육과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교육과 의료는 직원과 그 인재의 가족이 가장 중요시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지역의 기업 유치,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어느 지역에서든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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