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분양률 좋은데…" 악성 미분양은 증가, 왜? [부동산 변곡점]

안다솜 2023. 11.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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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국 초기 분양률 83.5%…직전분기 대비 11.9%p↑
'준공 후 미입주' 악성 미분양은 7월 제외하고 계속 상승세
"입지별 옥석 가리기 심화…선별 분양 효과"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올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의 초기 분양률이 80%대를 회복하고, 서울의 경우 100%를 기록하면서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하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진단은 그래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지의 브랜드 파워, 주거 환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심화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단순 지역별 분양률보다 단지의 특성, 주변 인프라 등의 차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여의도에서 바라본 상수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평균 83.5%로 전 분기(71.6%) 대비 11.9%포인트(p)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82.3%)보다도 소폭(1.2%p) 올랐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이 시작된 지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민간아파트의 총분양 가구 수 대비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을 의미하며 분양물량이 30세대 이상 아파트를 전수 조사하는 방법으로 집계된다.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 변동 추이. [사진=HUG]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전 분기 76.2%에서 3분기 88.7%로 12.5%p 상승했다. 서울은 평균 분양률 100%, 인천 98.4%, 경기 84.5%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6.0%p, 41.5%p, 4.6%p 증가했다. 5대 광역시 및 세종은 67.9%에서 81.4%로 상승했다. 부산은 전 분기 100%에서 3분기 99.7%로 소폭 줄었으나 높은 분양률을 유지했고 광주는 전 분기 94.3%에서 3분기 10.6%로 급감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브랜드 파워와 입지 차이 등으로 분양 성적이 크게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기타 지방은 2분기 65.5%에서 3분기 76.6%로 올랐다. 충북이 62.6%에서 96.1%로 대폭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강원은 63%에서 62.7%로 소폭 줄었고 충남과 전북은 각각 69.8%, 57.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0.2%p, 42.5%p 줄었다.

초기 분양률은 회복세를 보이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다시 상승 전환됐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5만9806호로 전월(6만1811호) 대비 3.2%(2005호) 감소했다. 반면 악성 미분양은 9513호로 전월(9392호) 대비 1.3%(121호)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올해 7월 9041호로 6월(9399호) 대비 감소했으나 8월(9392호)부터 다시 증가하면서 감소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전문가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실수요 위주로 청약 시장이 흘러가면서 선별 청약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서 전매제한 규제가 완화됐고 실거주 의무도 사라지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도 있었다. 그런데 분양가가 오르고 대출도 축소되면서 그런 가수요가 주춤하고 실수요 위주로 청약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며 "선별 청약 경향이 뚜렷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단지들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초기 분양률이 높아졌다 해도 이미 사업성이 부족해 악성 미분양이 된 단지들은 줄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지방 분양실적은 대체로 저조한데 초기 분양률이 높은 곳은 사업성 좋은 곳 위주로 분양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 내에서도 입지 좋은 곳으로 했거나 대형 브랜드라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상위 브랜드 단지가 귀한 편인데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자금 운용이 원활하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이목이 쏠릴 여지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주택 시장에 하방 압력을 줄 요인들이 늘어난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로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수요심리 개선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건설사들이 선별 분양에 나선 영향이라는 얘기다.

분양 시장에 다양한 상황이 혼재된 만큼 단기 지표보다는 장기적으로 흐름을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여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다이내믹하게 움직이고 그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애매하지 않을까 싶다"며 "(입지 조건 등이) 너무 다른 단지가 분양하는데 그걸 분기별로 보기가 조금 애매하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단지라서 발생하는 차이를 그 지역의 특징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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