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인요한 “윤핵관, 서울 출마하면 어떤가”
내년 4·10 총선에 대비해 여권에 새 피를 수혈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에 재선의 이철규 의원이 2일 임명됐다. 이 의원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을 사퇴한 지 19일 만에 다시 총선의 틀을 짜는 중책을 맡게 됐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이 전직 사무총장으로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전부터 계속해 왔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 등을 감안했다”며 “향후 이 의원이 위원 구성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친윤 핵심으로 꼽힌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3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할 사무총장에 이 의원을 곧바로 임명했다. 이후 이 의원은 인재 영입과 선거 전략 등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야심차게 꺼내 든 경기도 김포의 서울 편입 등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도 이 의원이 주도했다는 평가다. 인요한 혁신위원장 영입도 이 의원의 공이 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뒤 구인난을 겪던 혁신위원장 자리를 인 위원장이 선뜻 맡겠다고 나선 데는, 그간 이 의원과 인 위원장이 쌓아온 신뢰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당직 복귀에 비윤계를 중심으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뜨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며 “인선을 보고 대부분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비판이 나올 것은 충분히 감안했다. 최종적인 인재 영입 결과로 여러분에게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대표로 친윤계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인재 영입은 공천관리위원회 활동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인 혁신위원장은 이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인사들의 수도권 출마를 제안했다. ‘통합’에 이은 두 번째 혁신 화두로 ‘희생’을 제시한 인 위원장은 KBS TV에 출연해 “그분(윤핵관)들을 제가 만날 수 있다”며 “새로운 충격적인 것을 던지겠다. 그분들이 서울에서 출마 좀 하면 어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권(수도권 의석)이 100명이 넘는다. 이제 나설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 위원장은 “윤핵관이란 용어 자체가 싫다”며 “점잖게 대통령과 좀 가까운 사람들, 소통하는 사람들이라고 풀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영남에서) 이름난 사람들이 수도권에 와서 도와달라”며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도 거듭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영남 빈자리에 대통령실이나 검사 출신이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그런 식으로 가면 선거에 진다는 것 다 안다”며 “제가 보장한다. 절대 안 간다. 우리 생존이 달려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건의를 수용해 이준석 전 대표(당원권 정지 1년6개월)를 비롯해 홍준표 대구시장(당원권 정지 10개월), 김재원 전 최고위원(당원권 정지 1년),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당원권 정지 2년)에 대한 징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당) 지지율이나 올려라”라고 반응했고 홍 시장은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기정·전민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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