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땅굴, 죽음의 구역 될 것” 가자 지하터널 공격 시작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의 두 번째 가자시티 북쪽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로 통하는 라파 국경검문소에서는 이틀째인 이날도 가자지구 내 외국인과 중상 환자의 이동이 허용됐고, 여기엔 한국 국적자 5명도 포함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가자시티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포착됐다. 외신들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마을 한가운데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난민촌의 영구임대아파트 최소 12곳이 흔적도 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주민들은 흙더미를 손으로 헤치며 건물 잔해 밑에서 생존자들을 찾고 있다. 이 지역 병원장인 아테프 알 칼루트는 미 CNN에 “두 번째 공습 이후 최소 80구의 시신이 실려 왔다”면서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습에 따른 수많은 민간인 사망과 파괴 규모로 볼 때 우리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공격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이전과는 달리 글러브를 안 끼고 때리는 마구잡이 전술로 돌아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자발리아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은 “육·해·공 합동 공격으로 이 지역을 공략한 결과 하마스의 최전방 방어선을 무너뜨렸다”면서 “대전차 미사일부대 지휘관인 무함마드 아사르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에서도 2일까지 18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2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하마스 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장교는 “이제 우리가 통제권을 장악한 지역에서 공병작전이 시작됐다”면서 “지하터널은 죽음의 구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지하에 길이 300마일(약 483㎞)로 추정되는 터널을 만들었다.
앞서 지난 1일 같은 매체에 따르면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순교자의 나라라고 불린다”며 지난달과 같은 기습 공격을 100만 번이라도 되풀이하겠다는 항전 의지를 밝혔다.
1일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최소 361명이 이집트에 입국한 데 이어, 2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가자 당국은 약 600명의 대피 허용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40대 한국인 여성과 팔레스타인계 남편, 자녀 3명 등 한국 국적자 5명 전원이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11시15분쯤 이들이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를 빠져나온 미국 국적의 파티 아부 알하산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물과 음식, 쉴 곳을 포함해 아무것도 없는 지옥 같은 상황”이라며 “눈을 뜨고 감을 때마다 죽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2일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서 약 7000명의 외국인과 이중국적자들의 대피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일 전쟁 발발 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요르단 방문길에 오른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민간인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주의를 다할 필요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박소영·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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