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롯폰기 힐스 모리미술관 있다면…" 아트컨설팅 OKNP 대표의 꿈
인터뷰 이옥경 OKNP 대표
토탈 아트 솔루션 제공 경험 풍부
운동선수 등 속속 미술시장 유입
강남권 예술 메카로 성장 가능성
맥도날드를 세계적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워낸 레이 크록은 1974년 한 대학교 강연에서 자신이 부동산업에 종사한다고 밝혔다. 점포가 들어설 곳의 지리적 이점, 상권 등을 중요하게 여길 뿐 아니라 회사가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고 점주에게 임대료를 받는 형태로 매장을 내주는, 명백한 임대업으로 키워낸 회사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역시 콘센트와 테이블, 공간, 인터넷망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요식업을 표면에 내세운 업무공간 임대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트컨설팅 전문 회사 ‘OKNP’(옛 가나오케이) 대표이자,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옥경 부회장도 같은 생각이다.
대한민국 미술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맥도날드, 스타벅스 사례와 같이 아트 산업도 부동산업과 상당한 유사성과 관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부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더 팰리스 73’ 리테일 시설에 OKNP 갤러리 입점을 확정하고 토탈 아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갤러리를 운영하기로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급성장 미술품 시장, MZ세대도 관심
-OKNP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국의 대표적인 갤러리 가나아트에서 분사한 OKNP는 토탈 아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트컨설팅 회사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포스코 포항 홍보관, 롯데월드 타워, 스타필드, 안다즈 호텔, 메리어트 호텔 등 대형 공공시설과 상업시설에서 대규모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풍부한 경험과 아이디어로 공간의 특성에 적합한 ‘아트 플레이스 브랜딩’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또 부산 해운대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작가를 비롯해 전속 작가인 하태임, 김지아나 등 해마다 다수의 전시회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술시장의 특징적 흐름은 뭔가.
“수요 확대가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부 정·재계 인사나 일부 연예인에 국한된 느낌이 있었다면, 최근엔 운동선수, 개인방송인, 블록체인 투자자 등 다양한 형태로 부를 빠르게 축적한 사람들이 미술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미술시장 유입도 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미술작품의 거래가 활발해졌고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2022년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는 2021년 7565억 원보다 37.2% 성장해 사상 최초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미술경매시장 또한 2021년에 처음으로 글로벌 아트마켓 Top 10에 진입, 5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중심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최근 아시아 최대규모 아트페어 ‘키아프’와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가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BTS RM 등 유명 연예인들과 해외 관광객까지 모여 들며 두 행사에 총 8만여 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행사 기간 동안 미술품 거래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서는 작년과 비슷한 6,000~8,000억 원대로 보고 있다.”
-이토록 미술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자산으로서 무형의 가치를 인정받아온 미술 작품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자신의 문화적 소양을 드러내는 ‘트로피’ 역할을 해왔다. 이것은 세대를 거쳐 이어졌고 후천적 노력과 관심으로 메울 수 없는 문화적 아비투스(교육을 통해 상속되는 인간의 무의식적 성향을 뜻하는 사회학 용어)가 됐다. 특히 상류층에게 있어 미술품은 그들의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효과적이자 강력한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은 셈이다.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약 4억 5000만 달러, 한화 5천억 원 이상에 달하는 금액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을 사들여 세계 미술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술산업이 부동산과 관련이 있나.
“여러 산업에서 수요 규모와 특징을 파악해 제품을 개발하고 적정 수준의 금액을 책정해 판매하듯, 갤러리도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예술문화에 대한 이해도, 더 나아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수요가 충분한 지역이나 건물에 들어서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 고급 주거복합 건물 롯폰기 힐스의 모리미술관이 대표적 예다. 롯본기 힐스는 최고 54층 높이의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6개 동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모리타워 52~53층에 모리 미술관이라는 이름의 현대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피카소,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이 모여있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확장타워에도 저층부에는 미술관 전용 갤러리가 있으며, 상층부엔 145가구의 고급 아파트와 펜트하우스가 있다. 예술과 주거가 공존하는 부동산 상품에 대한 상류층의 강한 니즈가 반영된 것이다.”
“규모·입지·수요 고려 갤러리 입점 결정”
-‘더 팰리스 73‘에 갤러리를 입점시킨 이유.
“더 팰리스 73은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넓은 부지에 대단지로 지어지기 때문에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원베일리, 래미안 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등 대형 고급 아파트까지 밀집해 있어 수요 확보면에서도 이점을 가졌다. 리차드 마이어라는 세계적 건축 거장이 설계한 주거 작품인 점도 입점을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더 팰리스 73’ 입점에 따른 기대효과는.
“OKNP는 더 팰리스 73 갤러리 입점을 계기로 강남권으로의 폭넓은 수요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입지적으로도 반포동은 ‘예술의 전당’과 가까운 만큼 이곳 일대가 강남권 예술의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OKNP는 더 팰리스 73 갤러리에서 다양한 전시 운영과 더불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아트테크를 포함한 전문적인 문화강좌나 문화체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미술품 감정, 구매, 판매와 관련한 차별화된 토탈 아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더 팰리스 73’=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들어서는 지상 35층 2개 동, 73가구의 하이퍼 엔드 주거명작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삼성전자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는 등 최정상팀이 참여했다.
김영태조인스랜드기자 kim.young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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