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도 외국인 유학생 받는다…경북, 전국 최초 65명 선발
경북 지역 9개 고등학교가 내년도 외국인 유학생 65명을 선발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고등학교 이하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2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직업계고 해외 우수 유학생 선발을 확정했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와 의성유니텍고·신라공고·경주정보고·경주여자정보고·명인고·한국국제조리고·한국철도고 등 8개 직업계고에서 총 49명이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합격한 외국인 유학생 국적은 인도네시아와 태국·베트남·몽골 등 4개국이다. 각국 정부기관과 협약을 맺어 현지에서 학생 선발을 진행, 최종 합격한 학생은 내년에 각 학교에 입학한다. 선발된 학생은 전문 기술교육과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을 받는다. 학교측은 이들에게 장학금도 준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령 인구감소 등 지방 소멸 위기로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를 돕고 산업 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도 해소하려는 취지”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졸업 이후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계속 머무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은 22개 시·군 중 15곳(68%)이 인구 감소 지역에 해당해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닥친 실정이다. 경북 지역 초·중·고교생 수도 2012년 33만여 명에서 지난해 25만여 명으로 10년간 7만 명 정도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일손 부족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방안일 뿐이고 불법 체류 등 문제도 발생한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고교 과정부터 양성하게 되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지역 정착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직업계고 외에도 경북 김천시에 있는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도 내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16명을 받기로 했다. 국적은 중국 8명, 베트남 7명, 캄보디아 1명이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는 학생 40%를 경북 지역에서 선발한다.
이와 관련해 경북교육청은 유학생 입학 이후 지원·관리를 위해 취업·상담·교육과정·학생생활지도 전문가와 현장 교사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매뉴얼도 개발하고 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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