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벤틀리 압수해달라 요청…세상 시끄럽게 해 죄송"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의 사기 혐의 공범 의혹을 재차 부인하고 "세상을 시끄럽게 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씨의 법률 대리인은 2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전씨 등에게 시끄럽게 맞대응하기보다 조용히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모든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씨가 범행에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범이 아니다.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씨가 남씨에게 선물했다는 3억원이 넘는 벤틀리 차량과 관련해선 "벤틀리는 전씨가 깜짝 프러포즈 선물이라며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체포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씨가 벤틀리를 타고 싶다고 해 현금으로 구매했고 (사기) 피해자 돈으로 산 게 맞다"고 말한 바 있다.

남씨는 이에 대해 "뒤늦게 전씨 사기 행각을 알고 차량 등을 즉각 돌려주려 했지만 상황이 복잡해 방법을 고민하다가 더 큰 오해를 사게 됐다"며 "벤틀리 차량 등 전씨 관련 물건은 이날 경찰에 압수해갈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전씨가 최근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고소·고발이 잇따라 접수되자 지난달 31일 전씨를 체포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으로 피해 규모는 19억원을 넘는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정경제범죄법은 범죄 행위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남씨가 전씨의 범행을 공모 또는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남씨가 전씨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고가의 외제차나 명품 가방 등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