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면담 요청한 중국 유학생들이 쏟아낸 질문은?

최경준 2023. 11. 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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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화대 한국유학생회 직접 요청... 김 지사, 베이징 일정 조정해 즉각 유학생 간담회 개최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중국 칭화대 인근 음식점에서 한국유학생회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현지 시각) 중국 칭화대학교 인근 음식점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사이에 두고 한국인 유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32명의 유학생은 김동연 지사를 향해 한중관계 개선 방안, 지역화폐, 미래성장기술 지원 정책 등 다양한 주제의 질문을 하기 위해 서로 손을 들었고, 김 지사도 최대한 성심껏 하나하나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유학생과의 간담회는 중국을 순방 중인 김동연 지사의 애초 일정에 없었다. 김 지사는 한·중 관계 발전과 광역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를 위해서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이다.

이날 간담회는 칭화대 한국유학생회의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한국유학생회 학생부장을 맡고 있는 전예형씨가 지난 1일 김동연 지사에게 누리소통망 메시지(인스타 DM)를 보낸 것이다.

"도지사님께서 중국에 방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연락을 드린다. 도지사님께서 지난 (미국) 미시간 출장에서 미시간대학교 (한국인) 학생들과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부러웠다. 혹시 이번 출장에 북경도 방문하시면 칭화대학교에 오셔서 청년들과 좋은 만남의 자리를 가져주셨으면 한다."

메시지를 확인한 김동연 지사는 즉시 베이징 방문 일정 일부를 조정하며 유학생들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유학생들은 김 지사와의 만남을 원했던 만큼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 내내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중국 칭화대 인근 음식점에서 칭화대 한국유학생회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중국 칭화대 인근에서 한국인 유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한중 관계 개선?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외교 필요"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외교의 중요성과 방향성에 관한 질문이 눈에 띄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중국을 배제한 채 한·미·일 중심으로 흘러가는 '편향 외교' 논란은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에게 큰 관심사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민주주의, 인권, 자유무역,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각인시킬 수 있는 국익에 맞는 외교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항공우주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고 있다. 지역화폐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며 향후 계획을 물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을 시도했다가 국회에서 무산됐지만, 지역화폐 예산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다시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김동연 지사는 "정책에 있어 가장 나쁜 것은 일관성, 예측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정책을 바꾸려면 일관성을 해치는 데서 오는 정책 전환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경기도는 작년에도 삭감됐던 지역화폐 예산을 모두 살렸다. 국회에서 최대한 살려보겠다. 올해 수준의 지역화폐 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의 경제부총리 경력을 염두에 둔 듯 예산편성의 우선순위 기준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김 지사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있어야 하고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세워야 한다. 이게 분명하지 않다면 예산은 엉망이 된다"고 답했다.

중국의 미래기술 투자를 언급하며 경기도의 미래 계획을 묻는 말에는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으로 미래성장산업국을 만들었고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등 미래산업 중심으로 6개 과를 만들었다"면서 "경기도는 미래성장 기술의 중심인 판교 같은 스타트업 허브를 20곳에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큰 이슈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김 지사는 '김포시, 서울 편입' 논의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한국 경제와 정치 개선 방안을 놓고도 대화가 오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중국 칭화대 인근에서 한국인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간담회를 마련한 성호태 한국유학생회 회장은 "지사님과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 자발적 만남을 추진했다"며 "즉흥적인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다. 지사님이 갖고 계신 한중관계에 대한 의견에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전예형 씨는 "꼬마 외교관으로 사명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김 지사님에게 학생들의 응원을 보내고 싶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칭화대 한국유학생회는 중국 최고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칭화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중국 체류와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현재 3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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