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위 장관 “도망? 표현 지나쳐” vs “뭘 잘했다고 말대꾸”
지난 8월 김현숙 잠적에 여가위 파행
“무능” vs “동의 못해 …반말 말라”
“8월25일 그 당시 저는 국회 경내에서 분명히 여야가 합의해서 참고인이 합의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망이라는 식으로 표현하시는 것에 대해서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스카우트 대원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다만 지난 8월 사태 규명을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신의 ‘도망’으로 파행됐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는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태로 불편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 앞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며 “(이번) 여가위 (국감)에서도 똑같은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지만, 수리되지 않았다”며 “현재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고 여가부 장관으로서 책무와 여러 가지 업무들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챙기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8월25일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사태 규명을 위해 예정됐던 국회 여가위 전체회의에 김 장관이 불참한 점을 문제삼았다. 당시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소식에 ‘김 장관 추격전’에 나섰다. 이들은 복도에서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하자 몰려가 김 장관의 불출석 결정과 현 위치에 대해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이 답변을 피하며 여자화장실로 들어가자 “어딜 도망가느냐”라며 끌어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당시 국회 경내에서 참고인 채택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길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이라는 식의 표현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가부) 대변인이 화장실에 가는 사이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국회 여가위는 여성 인권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그날 있었던 사건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당시 권인숙 여가위 위원장에게도 국회법에 따라 참고인과 관련한 여야간 합의를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앞으로 여러가지를 함께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부에 대해) 인정했고, 앞으로 논의 과정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측과 김 장관 간 날선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을 상대로 잼버리 비용 정산 내역을 따져 물었다. 문 의원이 “조직위원장인 여가부 장관이 타 부처에서 (기숙사 예산으로) 얼마를 사용했는지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한 20억”이라고 답했다. 문 의원은 “거짓말 하지 말라. 49억5000만원”이라고 질타했다.
추궁은 이어졌다. 문 의원이 “무슨 돈으로 정산했냐”고 묻자 김 장관은 예비비 등 불용 예산으로 정산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문 의원은 “예비비가 아니라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취업 장려금으로 한 것”이라며 “장관의 무능때문에 우리 아이들 취업장려금으로 정산한 것인데 미안하지 않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김 장관은 “의원님이 무능하다고 하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문 의원은 “당신이 무능하지 않다고 해도 무능해”라며 반발했고, 김 장관은 “반말 하지 마시라”라고 응수했다.
문 의원은 “사표 내고 자격 없는 장관이 와서 답변하는 것도 화가 나 죽겠는데 뭐요”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 장관이 답변을 하려고 하자 “뭘 잘했다고 꼬박꼬박 대꾸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 장관은 “제가 성실하고 낮은 태도로 답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의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여당 측에서는 항의가 터져나왔다. “위원장님 뭐라고 좀 하시라”, “반말 하러 오셨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위원들 간 고성이 계속되자 권인숙 위원장의 중재로 다음 순서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넘어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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