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면제받는 '하레디' 자원입대했다…이스라엘 그들의 선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면제받는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 '하레디'들이 자원입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군대 복무 경험이 전혀 없는 하레디 남성 2000명 정도가 이스라엘군에 자원입대했다.
하레디는 전통적인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는 이들로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들로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근본주의 단체를 말한다.
이들 중 남성의 경우 "유대교 율법을 공부한다"는 이유로 1948년 이후로 병역을 면제받고 있다.
WP에 따르면 하레디의 군입대 지원자들은 일반적인 이스라엘군 징집 연령을 넘겼으나 하마스와의 전쟁이 전례없는 범위에서 벌어지자 군이 이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자원입대하는 하레디 남성들은 수주 또는 수개월 간 주로 운전병이나 취사병 등 비전투원으로 복무할 전망이다. 비록 전투원으로 복무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상징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IDI)의 길라드 말라흐 박사는 "군사적 부담을 간단히라도 나누려는 의지는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말라흐 박사는 이어 "하레디 남성들의 이번 자원입대가 이들의 군 면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전환점이 되고 이스라엘 정치에서 종교와 세속 사회 사이의 힘의 균형을 바꿀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입대를 자원했다는 38세 하레디 남성 모셰는 "어떤 방법으로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입대 전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한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에서 일했다.
모셰는 "군대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상관없고 시키는 대로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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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면제 대상 수만명…형평성 논란 제기
하레디의 군 면제는 최근 지속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형평성 논란은 하레디 인구가 점점 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하레디는 현재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2% 정도로 추산된다.
1948년 당시에는 군 복무 면제 수혜자가 40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그 수가 늘어 병역을 면제받는 사람이 수만 명까지 늘어났다. 대부분의 하레디 남성이 병역을 면제받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하레디가 아닌 18세 이상 이스라엘 청년들은 최소 32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형평성 논란에 대해 하레디 남성들은 "종교 연구와 기도가 군 복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맞서왔다.
2017년 9월 이스라엘 대법원이 하레디에게 병역을 면제하는 법률이 위헌이라며 폐기하라고 판결했으나 당시 유대교 정당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병역 의무를 부과하지 못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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