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배경… 남장 여자 캐릭터, 난제사건 풀어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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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도 제작된 '보건교사 안은영'을 비롯해 '지구에서 한아뿐' '시선으로부터'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인정받아 온 정세랑(39) 작가가 역사추리소설을 선보였다.
정세랑은 새 장편소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에서 통일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설자은'이라는 남장 여자 캐릭터가 난제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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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소설
문학동네, 296쪽, 1만6800원
드라마로도 제작된 ‘보건교사 안은영’을 비롯해 ‘지구에서 한아뿐’ ‘시선으로부터’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인정받아 온 정세랑(39) 작가가 역사추리소설을 선보였다. 정세랑은 새 장편소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에서 통일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설자은’이라는 남장 여자 캐릭터가 난제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펼친다.
소설은 당나라 유학생 설자은이 수도 금성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퇴락한 육두품 가문의 딸인 ‘설미은’은 당나라 유학이 예정된 오빠 설자은이 갑자기 죽자 그를 대신할 인물로 선택됐다. “얼굴이 꼭 닮았지. 네가 여자치곤 커서 키도 비슷하고. 머리가 비슷하게 좋은 것이 너뿐이다.” 그렇게 미은은 남장을 하고 자은이 되어 당나라로 갔었다.
금성으로 돌아온 자은은 무공이 높은 장군의 암살 사건을 시작으로 어려운 사건들을 잇달아 해결해 나간다. 귀국하는 배 위에서 만난 망국 백제 출신의 장인 목인곤은 자은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소설은 왕이 자은을 따로 부르는 장면으로 끝난다. 왕은 자신이 베푼 연회에서 벌어진 죽음을 파헤친 자은을 불러 “나의 흰 매가 되어라”라고 명한다. “내가 베라는 것을 베어라. 또 네가 베어야 할 것을 베어라.” 자은은 붓을 들기 위해 멀리 다녀왔는데 칼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자은은 왕의 것이 되었다.
이번 소설은 정세랑이 3권, 가능하다면 10권까지 이어가겠다고 계획한 ‘설자은 시리즈’의 1권이다. 앞으로 나올 후속편에서는 설자은이 왕의 사람으로 국가적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명석하고 명랑하고 따뜻한 여성 주인공 설자은과 능청스러우면서도 백제의 비극을 품은 남성 조수 목인곤을 중심으로 죽은 자은의 연인이었던 아름다운 여성 산아, 산학에 능한 여동생 도은, 카리스마를 지닌 신문왕 등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포진해 있다.
이 소설이 통일신라 시대, 그리고 현재의 경주인 금성 이야기라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한 정세랑은 “큰 전쟁이 끝난 통일신라는 한껏 융성을 향해서 가다가 어느 순간 무너지지 시작했다”면서 “특히 신문왕 시대에 항상 끌렸다”고 말했다. 소설은 나무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던 사람들, 망국의 한을 품고 통일신라 시대를 살아간 백제와 고구려 출신들, 길쌈대회와 매잡이 등을 생생하게 되살리며 경주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한다.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정세랑의 급작스런 전환이야말로 이번 소설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일 것이다. 동시대 소설과 SF를 쓰던 그는 왜 역사소설, 추리소설로 방향을 바꿨을까. 정세랑은 ‘작가의 말’에서 미스터리와 역사소설에 대한 오랜 애호를 고백했다.
“늘 쓰고 싶었던 장르”였고, “김탁환 작가님의 ‘백탑파 시리즈’에도 마음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르문학의 근사함은 여러 시대의 작가들이 크고 높은 탑을 이어 쌓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렇게 작은 돌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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