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2만명' 아기사진관 돌연 휴업…피해액 5억 이상

잠정 피해자만 500명 이상…선불 계약
대표 "경영난·직원 퇴사로 촬영 불가능"

대전의 유명 아기 전문 사진관이 계약금을 선불로 받고도 촬영을 미루다 돌연 휴업에 들어가 수백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했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대전 서구 도안동에 위치한 아기 사진 전문 스튜디오 A 업체는 2만여명의 회원이 있는 업체의 공식 온라인 카페에 대표 명의로 올린 공지를 통해 "경영난과 모든 직원의 퇴사로 당분간 촬영이 불가능하다"며 "다음 주 화요일까지 임시 휴업을 한다"고 알렸다.

대전 아기사진 업체의 휴업 공지글[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표는 "너무 죄송하다. 아기들 평생 한 번뿐인 사진을 찍는 일을 하면서 걱정 끼쳐드려 죽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환불은 지금 당장은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또 "기존 촬영이 완료된 고객들은 문제없이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촬영이 남은 고객은 스튜디오 운영을 재개하거나 다른 스튜디오에 촬영 이관을 해서 계약사항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지난달부터 업체 측과 연락이 잘 닿지 않았으며 A 업체에서 촬영 당일 일정을 취소하는 일들이 잦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카페에는 지난달 말부터 '사진 촬영하고 사진 선택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사진을 받지 못해 전화했더니 연락 두절이다'라는 내용의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 피해 소비자들은 대표 명의의 공지가 올라온 날부터 피해자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단체카톡방에 있는 사람 수만 500여명에 달해 잠정적으로 피해자 수는 500~600여명, 피해 금액은 5억∼6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대다수는 만삭·신생아(본아트)·50일·100일·돌 촬영까지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시기에 맞춰 지속해서 촬영하는 풀 패키지로 계약해 업체에 선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인당 80만원에서 200만원까지로 다양하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가 10년 넘게 운영한 유명 스튜디오인데다 대전에서 열렸던 여러 베이비페어에 입점한 업체라 이를 믿고 A 업체와 계약했다.

피해 사실을 안 소비자들은 2일 오전 A 업체 앞에 모였으나 스튜디오 문은 닫혀 있었고, 복도에는 이미 촬영이 끝나 주인을 기다리는 사진 액자 등이 나와 있는 모습이었다. 업체 대표는 지난달 18일 스튜디오를 매물로 내놓기까지 했으며, 현재 연락 두절 상태다.

또 피해자에 따르면 A 업체는 직원들의 임금과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 밀려있고, 공과금도 내지 않아 스튜디오 수도·전기 등도 끊긴 상태다. 피해자들은 1일부터 개별적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민사소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