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국인 5명도 탈출…"팔레스타인계 남편 둔 40대 여성"

박현주 2023. 11. 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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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머물던 한국인 일가족 다섯 명이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을 통해 이집트로 탈출했다. 이로써 가자 지구에 남아 있는 한국인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집트로 대피하려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지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국경 통행로'에서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외교부는 이날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11시 15분 가자지구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전원이 라파 국경을 통과해 이집트로 입국했다"며 "주이집트한국대사관 영사를 라파 국경에 파견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집트 내 체류 편의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피한 일가족은 40대 한국인 여성과 한국으로 귀화한 팔레스타인계 40대 남편, 자녀 세 명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 국적자로 현지에서 오랜 기간 정착해 생활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26일만인 이날 대피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가자 지구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안전을 확인했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라파 국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본부와 공관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 트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한 추가 구호품을 싣고 대기하는 모습. COGAT.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날 "국경 통과 업무를 담당하는 가자 당국이 외국인과 이중국적자 등 약 600명의 대피 허용자 명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명단에도 이날 대피한 한국인 일가족 5명이 포함돼 있었다.

앞서 이집트와 이스라엘, 하마스는 카타르의 중재로 라파 국경을 열어 가자지구 안의 외국인과 중상 환자의 대피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전날 최소 300여명의 외국인이 라파 국경을 통해 이집트로 1차 입국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2주 동안 7500명의 외국 여권 소지자가 가자 지구를 탈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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