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에 판 마스크가 60억?…80대 노부부의 소송, 무슨 일

이수민 2023. 11. 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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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 420만 유로의 가치가 매겨진 과거 아프리카 가봉의 희귀 마스크. AFP=연합뉴스


프랑스 알레스 남부 마을 한 80대 노부부의 다락방에서 발견된 나무 마스크를 두고 치열한 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과거 경매에 나와 420만 유로(60억 3000만원)에 낙찰된 ‘Ngil 마스크’를 놓고 지난주 재판이 열렸다.

이 유물에 얽힌 사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알레스 남부 한 마을에 별장을 두고 있던 80대 노부부는 별장을 팔기로 하면서 이곳 물건들을 처분했다. 이들은 중고품 상인에게 연락해 다락방에 있던 물건을 한꺼번에 팔았는데 문제의 마스크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중고품 상인에게 노부부가 마스크를 판 가격은 150유로(약 21만원). 6개월이 지난 후 이들은 신문에서 자신들이 판 마스크를 다시 보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

알고보니 이 마스크는 19세기 아프리카 가봉의 팡족이 만든 것으로, 스타일이 매우 독특해 파블로 피카소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유명 화가에게 영감을 준 유물이었던 것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3월 몽펠리에시에서 열린 경매에서 마스크는 익명의 판매자에게 무려 420만 유로에 낙찰됐다.

이에 노부부는 알레스 법원에 판매 무효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노부부 변호인 측은 “의뢰인이 중고품 상인에게 완전히 속았다”면서 “극히 희귀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결코 헐값에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은 가봉 정부와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며 더 복잡해졌다. 가봉 정부는 이 마스크가 애초 식민지 시대에 도난당한 것이기 때문에 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스크가 발견된 별장은 노부부의 할아버지 것이었는데 그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가봉의 총독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프랑스 법원의 판결은 오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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