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붓고 땔감 된 거북선”… ‘2조 혈세 낭비’ 랜드마크 민낯

최예슬 2023. 11. 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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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8000억.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투자심사에 통과된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비다.

'혈세가 줄줄 샌다 -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 편'을 통해 제작진은 30년 동안 하락해 온 재정자립도와 지방교부세 감소라는 악조건 속에서 운영되는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을 돌아본다.

거액이 드는 랜드마크 사업이 계속되는 원인은 지자체장들의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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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 거북선. KBS 보도 화면 갈무리

2조 8000억.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투자심사에 통과된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비다. 지방소멸을 막고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세워진 지방의 랜드마크 사업은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을까. 내일(3일) 방영되는 KBS 1TV ‘추적 60분’은 혈세가 줄줄 새는 지방자치단체 랜드마크 사업에 대해 점검한다.

‘혈세가 줄줄 샌다 -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 편’을 통해 제작진은 30년 동안 하락해 온 재정자립도와 지방교부세 감소라는 악조건 속에서 운영되는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을 돌아본다. 지난 7월 경남 거제시는 16억원을 들여 야심 차게 제작한 거북선을 관리 소홀로 인해 해체했다. 지난 2010년 경남도가 추진한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으로 지자체에 우후죽순 제작된 11척의 거북선들이었다.

거제시뿐만 아니라 8억원을 들여 만든 경남 사천시도 거북선을 매각했다. 해남에는 거북선이 운항 중지된 채 부두에 우두커니 정박해있다. 다른 지역에 있는 거북선도 빗물이 새거나 거미줄이 쳐진 채 방치돼있다.

공공조형물의 관리 실태도 허점투성이다. 전국에 세워진 공공조형물은 6827점이나 된다. 강원도 인제에는 한국 전쟁 때 미국의 유명 배우 메릴린 먼로가 인제를 방문했다는 이유로 5500만원을 들여 ‘인제 메릴린 먼로 동상’이 들어섰다. 지역 특색과 동떨어진 이 동상은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제작진이 몇 시간을 동상 앞에 있어도 아무도 찾지 않는 모습이 방송에 담길 예정이다.

전북 진안군이 기네스 등재를 위해 7500만원을 들여 만든 높이 8m, 무게 1.7t의 ‘가위 조형물’은 실질적인 가위의 기능이 없어서 기네스 등재가 실패로 돌아갔다. 충북 괴산군에서 5억3000만원을 들여 지은 ‘대형 가마솥’ 역시 기네스 등재를 꿈꿨으나 더 큰 가마솥이 존재해 실패했다. 밥도 지어지지 않는 가마솥은 애물단지가 됐다. 울산 울주군은 96억5000만원을 들여 농어촌 테마공원 ‘불고기팜’을 조성했으나 주민들은 존재조차도 몰랐다. 이밖에 지역의 상징성과 전혀 동떨어진 황당한 랜드마크들을 ‘추적 60분’이 쫓아가 본다.

전북 진안군의 가위 조형물. 연합뉴스TV 제공

거액이 드는 랜드마크 사업이 계속되는 원인은 지자체장들의 욕심이다. 임기 내 성과를 내야 하는 지자체장들에게 이 사업은 매력적이다. 지자체장에게 인사권, 예산편성권, 각종 인허가권이 집중된 구조는 이런 유혹을 더욱 증가시킨다. 재선, 3선을 위해 지자체장들은 본인의 권한을 활용해 무리한 랜드마크 사업을 추진한다.

제38~39대 경남 합천군 군수를 지낸 하창환 군수는 197억원을 들여 ‘합천삼가브랜드육타운’을 만들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적자와 운영자를 찾지 못해 폐건물처럼 방치되고 있다. 제40대 문준희 군수의 공약이었던 ‘합천 호텔’은 시행업자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호텔 사업이 물거품이 되면서 250억원의 배상금을 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추적 60분’은 무리한 사업을 추진한 문 군수를 만나기 위해 합천으로 향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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