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아졌네"…한동훈·박범계 서로 웃으며 "좋은 말씀"
“피해자 보호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살펴봐 달라”(박범계 민주당 의원)
“좋은 말씀이다. 잘해보겠다”(한동훈 법무부 장관)
“정말로 잘해보실 생각이 있나?”(박 의원)
“(끄덕이며) 네”(한 장관)
“열심히 하려고 하는 느낌은 듭니다”(박 의원)
“왜 갑자기 예산안 심사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는지 모르겠다”(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논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이 그간 모습과 달리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수사 현안을 놓고 매번 충돌했던 박범계, 김영배 민주당 의원과 한 장관이 서로를 격려해주자,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 “왜 갑자기 분위기가 좋아졌나”라며 웃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지에 받아 적으며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등 낮은 자세를 보였다. 시작은 김영배 민주당 의원과의 질의 응답이었다. 김 의원은 법무부의 특수활동비 지침이 공개돼야 한다며 “액수도 액수지만 투명하게 관리하고, 세금 용도에 맞게 관리되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역대 정부는 지침 공개를 하지 않았는데, 저희가 결정하고 대검찰청과 협의를 마쳤다”며 “다음 회의 전까지 양당 간사께 검찰국장이 찾아가서 다른 기관에 맞춰 지침을 공개해드리고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 장관님이 또 중요한 결정을 했다. 기대를 가지고 보겠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은 특활비 지침 공개를 요구했으나, 당시 검찰은 “특활비는 (수사 관련) 기밀성이 있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당초 검찰 지휘부는 수사 기밀성을 명분으로 공개를 꺼려했으나,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김 의원이 “교정 시설의 노후기관들이 많은데 누수 탐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예산 증액을 요구하자, 한 장관은 “좋은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갈등 많던) 법사위를 하다 보니 김 의원이 한 장관 칭찬을 하고, 예산안 논의가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범계 “열심히 하려는 느낌”에 한동훈 미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공판 실무경험이 없는 검사들에 대한 교육예산을 잡아놨다가 실효성에 의문이 지적됐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기관에서 이틀간 최고경영자 과정으로 1명당 140만원으로 예산이 잡혀 있다”면서 “발성, 발음, 자세, 시선 교정을 한다는데 공판 업무와 상관이 있나”라고 물었다. 코로나19로 자리를 비운 김진욱 공수처장 대신 출석한 여운국 차장은 “업무 역량 강화를 위주로 교육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공수처의 연간 세미나 예산 4000만원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그간 세미나 회의실 임차비가 500~700만원인데 이번에 2000만원이 잡혔다”고 지적했다. 여 차장은 “저희 나름대로 굉장히 의미가 있다. (내년에 새롭게 부임할) 처장이 방향성을 논의하고, 과거 성찰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저희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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