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탓에 잼버리 파행? 김현숙 "허위 가까운 부실보고 받아"

이경태 2023. 11. 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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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여가위]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 정확히 보고했다면 초기 에로사항 절대 없었을 것"

[이경태, 남소연 기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원인 중 하나를 최창행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국의 부실보고로 지목했다.

잼버리 대회 당시 가장 문제됐던 화장실·샤워실 문제나 폭염 대책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음에도 주무부처인 여가부에 마치 모든 준비가 끝난 것처럼 "허위에 가까운 부실보고를 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감사원 감사에서 '조직위 사무국의 부실보고' 부분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잼버리 파행 사태의 근본 원인이 대회 준비 등 관련 예산 집행 등을 맡고 있는 여가부가 아니라 실무를 담당한 조직위 사무국에 있다는 취지라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예상된다.

"허위에 가까운 부실보고를 사무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생각"

김현숙 장관은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파행'으로 보기보단 '대회 초기 운영에 에로사항이 있었던 것'이란 입장을 견지했다. 그리고 대회 초반 제기됐던 미흡한 폭염대책과 위생문제 등은 사무국의 부실보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를 실패했다고 보냐'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초기 운영에 에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청소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다시 국민들께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적인 총평은 굉장히 노력해서 현장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 했고 미국·영국 등 (야영장에서) 퇴영했던 국가들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전부 다 모여서 잼버리 축제를 끝냈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뒀고, 여러 평가는 다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 장관은 "왜 7월 25일 '모든 준비가 다 됐다'고 발표했나. 7월 24일 현장점검도 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근거가 뭐였나"는 지 의원의 질문에 "(조직위 사무국으로부터) 상당한 부실보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7월 24일 현장에 가서 시설들을 다 점검했지만 여의도 3배 면적이다 보니깐 전부 다 다닌 것은 아니고 몇몇 스팟만 다니면서 점검을 했는데 현장에 있었던 시설본부장과 사무총장은 모든 게 완료됐다고 했다"면서 "모든 부분에 대해서 (조직위) 사무국에서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여가부는 현장에 갈 수 없고 저는 상근이 아니라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을 포함한 사무국에서 '준비가 완벽하다,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를 (제게) 했기 때문에 저는 이게 일종의 상당한 부실보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 의원이 "보고된 내용과 실제 진행된 사실이 상당히 달랐다는 것인데 허위보고에 가까운 부실보고를 받았다고 판단하나. 엄중문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나"라고 다시 물었을 때도, 김 장관은 "저는 허위에 가까운 부실보고를 조직위 사무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행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을 직접 지목하는 발언도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윤덕 민주당 의원과 함께 최 사무총장을 거론하면서 이들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이에 "(저도) 조직위원장 중 한 명이라 조심스럽지만 사무총장이 좀 정확하게 여가부에 보고했다면 초기 운영의 에로사항은 절대 없었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일부 동의를 표했다.

그는 "왜냐면 제가 7월 28일 폭염·해충에 대한 추가대책 준비를 말했고, 7월 24일 현장 갔을 때도 (사무국에서) 완벽히 준비됐다고 했다. (현장점검 때) 저를 데려간 장소에서는 실제로 준비가 다 돼 있었다"며 "(여가부) 차관이 제가 걱정해서 또 (사무국 등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했었기 때문에 저는 최창행 사무총장이 저희에게 부실보고했다고 생각하고 철저히 감사원에서 감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사무총장이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 때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행사를 하기엔 전문성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김윤덕 조직위원장의 책임은 안 느껴지냐'는 조은희 의원의 질문에도 우회적으로 동의했다. 김 장관은 "김 의원이 (2016년부터 잼버리 조직위에) 가장 오래 계셨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는 가장 자유로우신 것 같긴 하다"고 답했다.

"여가부, 세부운영계획과 다른 보고안건 올리고도 발견 못해"

하지만 여가부가 잼버리 대회 관련 세부운영계획과 총리보고안건에서 서로 상충되는 내용을 담는 등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잼버리 관련) 종합계획·세부운영계획·시설설치고시 등의 계획상 차이를 여가부 등에서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여가부는 2022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화장실·샤워실·급수대·의료실 숫자 등을 담은 종합계획과 세부운영계획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받았지만 2023년 3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정부지원회의 때 올린 보고안건에서 또 다시 시설설치고시의 내용과 다른 내용을 담았다. 시설설치고시 등에는 400개로 기재된 화장실과 샤워실이, 총리보고안건에는 각각 330개, 300개로 적히는 등 오차가 컸다. 그런데도 이는 지적되거나 수정조치 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여가부가 이걸 발견하지 못했다. 서류상 충돌되고 있는 게 눈에 뻔히 보이고 총리께 보고되는 문건인데도"라며 여가부뿐 아니라 중앙부처 모두가 잼버리 대회 준비에 무책임하게 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2023년 7월 정부합동점검회의 때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가 폭염대책, 보건복지부는 의료시설 대책 같은 걸 점검하게 돼 있는데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그마저도 (문건과 기재된 것과) 실제 설치된 시설 수는 달랐다"며 "(준비계획 등의) 문제점을 찾지 못했고 보완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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