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쉬쉬"…정부도 업계도 한숨 [불패 신화 깨진 해외부동산③]
대체투자 특성상 만기도래 전 매각 어려워
현지실사 등 원론적 투자자산 관리 체계뿐
"사실상 대책 없어…'구제 펀드'도 부정적"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던 해외 부동산, 이제는 증권사와 운용사 모두 만기도래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구제 펀드(리파이낸싱 펀드)' 조성 방안까지 검토 중이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의 손실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고 밝힙니다.
해외부동산 투자의 실상을 전하는 연속 보도, 오늘 마지막 순서로 왜 줄줄이 손실이 나는데도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인지 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김대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가운데 약 1조 3천억 원은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융당국의 반응은 다소 냉담합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가 총자산 대비 1% 미만이고,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을 고려하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해외 부동산 펀드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이 알려질까 쉬쉬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일부 운용사와 판매사는 리파이낸싱(재융자) 펀드를 조성해달라며 금융투자협회에 건의안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3개 운용사하고 일부 판매사끼리 얘기를 해보시고 실무자급의 의견들을 정리해서 보내주신 거고…구체적인 안을 성안해서 보내달라고 한 상황입니다.]
해외 부동산 시장이 위기에 직면한 만큼 리파이낸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자는 취지인데, 원금 보장이 안 되는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만 메워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공제회 관계자: 왜 해외 부동산 펀드만 지원해 주느냐, 주식에서 터질 수도 있는 건데…공공적 성격의 기관 자금들을 모아서 (공모 펀드를) 도와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은데…]
특히 중장기 투자인 대체투자 특성상 중간에 자산 가치가 떨어져도 회수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대부분 증권사와 운용사가 해외에 직접 운용역을 파견해 현지실사나 전수조사를 통해 상황 파악에 힘쓰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손실 축소는 불가능합니다.
금융당국도 시장 동향을 살피며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사후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효희 /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장: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고 단정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인 것 같고요. 현재 부동산 시장에 기반한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망에 대한 부분들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서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번 투자하고 나면 손실이 나도 손쓸 길이 없는 해외 부동산.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면밀한 분석도 없이 투자에 나섰지만, 선진국 우량자산마저 헐값으로 전락하면서 '불패 신화'는 이미 깨졌습니다. 마땅한 대응책도 없는 상황이어서 금융권도 투자자도 막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투자에 나설 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채상균, 영상편집: 강다림, CG: 이혜정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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