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 돼야 물가 겨우 안정”…韓경제 ‘스태그’ 경고등
[한국경제TV 김채영 기자]
<앵커>
경제부 김채영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설마 했는데 10월 물가 상승률이 오리려 9월보다 더 높았습니다.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성장률이 0%대인데, 물가는 이렇게 오르니,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크게 올라 9월보다 물가 상승률이 커졌는데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격화하면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고유가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오름세인 물가에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면 고물가, 그리고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경기의 흐름이라고 한다면 경기 침체. 그런 면에서 2023년 한국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고.]
반면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고, 경기가 침체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물가) 상승률 자체는 많이 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보이고요. (경제성장률이) 기대만큼 못 미친거지 경제성장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이렇게 가는 것까지는 아직 아니라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고물가 우려가 커진 것에는 모두 동의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앵커>
정부와 한국은행 역시 고금리 속에서 계속되는 고물가 국면에 대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추경호 부총리가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네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당초 정부는 10월에는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오면서 부랴부랴 물가 안정 대책을 쏟아내는 모습입니다.
오늘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겨울을 앞두고 고물가 리스크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난방·김장비와 관련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추, 무 등 14종 김장 재료에 대해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45억원을 투입해 할인을 대폭 확대하고,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동절기 난방비 지원을 40만원으로 확대하고 어린이집도 가스요금 할인 대상 시설에 포함하겠습니다.]
하지만 수백억원 규모의 정부 지출로도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 지출을 지금 늘리면 민간소비와 투자를 줄이는 긴축 효과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는 적고요.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는 게 정부가 해야 될 일이고, 어려운 취약계층에 한해서만 지원을 하는 걸로.]
불필요한 정부 지출을 최소화해서 긴축적인 재정정책으로 물가를 떨어트린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고물가 시대가 상당기간 이어질 분위기 입니다. 정부와 한은이 목표로 하는 물가 달성도 늦춰질 수 밖에 없는데, 이게 고금리를 국면을 더 길어지게 만들겠습니다.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물가 전망에서 올해 하반기 물가를 3.0%, 연간 3.5%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에는 연간 2.4%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해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중반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최근 물가 오름세가 내년 이후 지속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도 물가안정 목표를 주된 과제로 하면서 추가 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사실상 일치했습니다.
오늘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에 우선 우리나라도 동결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금리 인하 시점은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내년 2~3분기쯤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그때부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슈플러스 경제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김채영 기자 chaech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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