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영입도, 김포 편입도 그가 짰다…실세 이철규의 부활
내년 4ㆍ10 총선에 대비해 여권의 새 피를 수혈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에 재선의 이철규 의원이 2일 임명됐다. 이 의원은 10ㆍ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을 사퇴한 지 19일 만에 다시 주요 당직을 맡게 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의원이 전직 사무총장으로 인재영입 활동을 오래전부터 계속해왔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 등을 감안했다”며 “향후 이 의원이 인재영입위원 등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내 친윤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기현 대표는 당시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담당할 사무총장 자리에 이 의원을 곧바로 임명했다. 이후 이 의원은 인재 영입과 선거 전략 등 내년 총선 밑그림을 짜는 데 집중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야심 차게 꺼내 든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 등 ‘메트로폴리탄 서울’ 구상도 이 의원이 주도했다는 평가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영입도 이 의원의 공이 컸다. 이 의원의 구애 끝에 지난 9월 인 위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인 위원장의 모친상과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가 이어지며 보류됐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뒤 구인난을 겪던 혁신위원장 자리를 인 위원장이 선뜻 맡겠다고 나선 데는, 그간 이 의원과 인 위원장이 쌓아온 신뢰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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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윤계를 중심으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항해하는 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이 의원의 지난 8월 의원총회 발언을 언급하며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총선 앞두고 잘 준비해서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트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며 “인선을 보고 대부분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박정하 대변인은 “비판이 나올 것은 충분히 감안했다”며 “최종적인 인재영입 결과로 여러분에게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대표로 한 친윤계가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인재 영입은 공관위 활동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좋은 인재를 모시기 위해선 상대방이 제안자를 신뢰할 수 있을 만한 당내 입지나 위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의원이 사무총장 시절부터 진행해 온 인재 영입 건도 여럿 있어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도 이 의원 말곤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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