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 재로 돌아간 리커창 전 총리…후진타오는 영결식 불참
리커창(李克强·1955~2023) 중국 전 국무원 총리의 유해가 2일 오전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혁명묘지에서 화장되어 한 줌 재로 돌아갔다.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이날 리커창 전 총리의 영결식은 지난 2019년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장례 의전과 동급으로 거행됐다. 이날 오전에는 베이징 천안문과 신화문, 외교부 청사 등에 조기가 게양됐다.
오전 9시 바바오산 혁명묘지 메인홀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리창·자오러지·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 등 현직 정치국 상무위원과 한정 국가부주석이 참석했다. 시 주석 등은 리 전 총리의 유해 앞에서 묵념과 세 번 절을 한 뒤 고인의 유가족과 악수하며 위문했다고 신화사가 보도했다. 참석 여부에 관심이 모였던 후진타오(胡錦濤·81) 전 국가주석은 조화 화환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고 관영 매체는 전했다.
이날 영결식이 열린 바바오산 영결식장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침통 애도 리커창 동지”라 쓰인 현수막이 걸렸고, 아래에는 리 전 총리의 공식 영정이 놓였다. 고인의 유해는 조화와 측백나무에 둘러싸인 채 붉은 공산당 당기에 덮여 당정 간부와 생전의 친지와 고향 대표 등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X(옛 트위터)에는 리펑의 아들인 리샤오펑 교통운수부 부장 등 조문객이 리 전 총리의 부인 청훙(程虹) 여사와 악수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날 리 전 총리의 영구차가 인민해방군 총의원인 301 병원에서 바바오산 화장장까지 운구하는 동안 도로 양쪽 인도의 시민들이 “총리 잘 가세요”라 외치며 애도하는 영상이 X를 통해 퍼졌다.
바바오산 주위에는 이른 아침부터 차량이 통제됐고 지하철은 무정차 통과했다. 전날부터 베이징 전역에는 평소보다 많은 공안이 곳곳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쳐 추모 감정이 집단행동으로 번지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베이징의 독립기자인 가오위(高瑜)는 전날부터 이틀간 당국에 의해 가택에 연금됐다며 “고인의 유골을 실내 납골당에 안치할지, 제1묘역에 토장(土葬) 방식으로 안장할지, 잠시 자택으로 돌아가 바바오산에 안장하지 않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신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의 유해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마련한 마오주석기념당에 방부처리되어 지금까지 추모객을 맞고 있다.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유해는 화장후 유골을 바다에 뿌려 추모를 위한 별도의 묘지를 마련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일 심장마비로 리 전 총리가 사망한 뒤 안후이성 허페이시 고향과 장기간 근무한 허난성 정저우시 등에서만 단체 추모를 허용했다.
한편, 1일 SNS에는 청훙 여사가 베이징 자택에 마련된 리 전 총리의 빈소에서 공산주의청년단 옛 동료였던 차오웨이저우(曹衛洲) 전인대 전 비서장과 장다밍(姜大明) 전 산둥성장의 조문을 받는 사진이 퍼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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