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숨가쁜 한반도…미·일·중 외교수장 연쇄 방한, 러도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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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일본 거쳐 방한
우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8~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한해 윤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올해 70주년을 맞이하는 한ㆍ미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 방안, 특히 양국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발전해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와 경제 안보, 첨단 기술, 지역과 국제 정세 등을 폭넓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7∼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직후 방한한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12일에 이어 오는 3일 전쟁에 휩싸인 이스라엘을 재차 방문하는데, 뒤이어 이뤄지는 방한에서 격화하는 중동 정세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한ㆍ미의 역할을 협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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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ㆍ중 외교장관은 부산으로
이달 말에는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의가 부산에서 예정돼 있다.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6일 전후로 나란히 방한할 전망인데, 구체적인 일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요코 외상의 방한은 지난 9월 취임 이후 처음이고, 왕 위원도 지난 7월 외교부장 직을 다시 맡은 이후로는 처음 한국을 찾는다.
이에 더해 지난 9월 추진되다 미뤄진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의 방한도 여전히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한다. 루덴코 차관은 지난달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함께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적 있다.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이뤄지면,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 결과를 공유 받고 북ㆍ러 밀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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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러 밀착 '뜨거운 감자'
북ㆍ러 군사 협력은 러시아 외에도 미국, 일본, 중국과의 양자 협의에서도 모두 의제에 오를 수 있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지난 8월부터 러시아 선박 등을 이용해 포탄 등 각종 무기를 10여 차례 이상 수송했다"며 "북한에서 러시아로 반출된 포탄이 100만발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9~10월 북ㆍ러 사이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이 넘는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며 관련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정부는 이달 중 한ㆍ미,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ㆍ러 간 무기 거래 및 기술 이전 등 움직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포착된 정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책을 모색할 전망이다. 한ㆍ미ㆍ일 3국 외교장관은 지난달 26일 북ㆍ러 무기 거래를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3국이 간섭할 권리는 없다"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 등 중국 측과 협의에서 북한의 무기 거래와 사이버 범죄 등 불법 활동을 제어하기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하고, 강제 북송 등 인권 문제에 있어 국제 규범을 따를 것을 촉구할 전망이다.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선 미ㆍ중 정상회담뿐 아니라 한ㆍ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
한ㆍ중 고위급 교류도 주목
한편 연말 연초 한ㆍ중 고위급 교류의 진전 상황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 9월 윤 대통령이 리창(李强) 중국 총리를 만나고, 같은 달 한덕수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나면서 양국 간 고위급 교류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중 왕이 위원이 우선 방한한 뒤,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에는 한ㆍ일ㆍ중 정상회의 참석 차 리 총리가 방한하고, 이를 발판으로 내년 시 주석의 방한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리 총리와 시 주석의 방한, 윤 대통령의 방중 순서를 두고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된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이 마지막이다. 그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두 차례 방중했으니, 외교 의전이나 관례상으로는 시 주석의 방한이 먼저다.
하지만 중국 일각에선 11년째 3연임을 하는 시 주석을 취임 2년 차인 윤 대통령이 먼저 찾아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중국 측에서 총리와 주석이 연이어 방한하는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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