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있어도 못 쓰던 성인 SMA 환자 희망 생겼다"… 스핀라자 급여 확대
신은진 기자 2023. 11. 2. 14:57
영유아·소아 환자와 달리 보험급여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세계 최초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의 급여기준이 대폭 확대돼 성인 환자도 보험급여 혜택을 받으며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오젠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에서 스핀라자 급여기준 확대 의미를 밝혔다. SMA는 심장과 호흡 근육이 굳어 죽거나 정신은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는데, 전신은 마비돼 숨쉬기조차 스스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증상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이미 증상이 나타났더라도 꾸준히 투약하면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치료제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기존에 국내에서 스핀라자 급여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5q SMA 환자로서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의 유전자적 진단 ▲영구적 인공 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 ▲만 3세 이하에 SMA 관련 임상 증상과 징후 발현을 모두 만족해야 했다. 이 기준 때문에 많은 성인 SMA 환자들이 사실상 스핀라자 사용을 포기해야 했다. 스핀라자는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1병(5mL) 금액이 약 1억원에 달해 일반 환자가 감당하기 어렵다.
SMA는 증상 발현 시기에 따라 1~4형 4가지로 유형을 구분하며 생후 18개월 이후 증상이 나타나는 SMA 3형은 만 3세 이전에 발병하면 3a형, 만 3세 이후에 발병하면 3b형으로 구분한다. 3b형 환자도 3a형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운동기능이 소실되며 보행 장애나 근육 약화 등을 겪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발병 시기가 늦고 약물치료의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급여권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이번 급여 확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 3세 이하 연령제한 조건을 삭제했고, 만 3세 이후에 증상이 발현된 SMA 3형 환자들도 스핀라자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스핀라자는 만 3세 이상 성인 환자에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국내외 연구 결과가 뒷받침된 결과다.
강남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박형준 교수는 "SMA 3b형 환자들도 점진적인 근육 약화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지만 스핀라자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물리, 재활 치료와 같이 보조적인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급여기준 확대로 3b형 환자들 또한 근본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운동기능이나 삶의 질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박형준 교수는 “기존에 SMA 치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동기능이 약화하는 것을 지연하거나 보존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며 "스핀라자 국내 도입 이후 영유아 환자들이 정상적인 발달 지표를 달성하거나 이전에 하지 못했던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등 운동기능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치료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SMA 치료 접근방법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국가에서 진행된 실제임상증거(RWE) 연구들을 통해 후기발현형 SMA 환자에 스핀라자 투여 시 다양한 운동기능 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스핀라자는 사전심사를 통해 급여 투여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급여기준 확대를 통해 SMA 환자의 운동기능 개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도구에 기존 해머스미스 영유아 신경 검진(HINE-2), 해머스미스 운동기능 척도 확장판(HFMSE)에 더해 신경근육질환 검사(CHOP-INTEND, CHOP-ATEND) 및 상지기능검사(RULM)가 추가됐고, 환자의 연령과 상태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운동기능 평가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바이오젠 코리아 황세은 대표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SMA 분야 최초의 치료제인 스핀라자를 통해 국내 SMA 치료 표준을 세우고 환자들의 삶과 일상 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핀라자 급여기준 확대와 평가도구 추가를 통해 더 많은 국내 SMA 환자들이 약물치료 기회를 얻고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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