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촬영 당일날 ‘없는 번호’”…유명 헤어메이크업 업체 먹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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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결혼을 앞두고 웨딩 촬영에 나선 A씨는 핸드폰을 붙잡고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피해자 A씨는 "한 명 때문에 하루뿐인 웨딩 촬영 날을 망친 피해자들이 수백 명"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예약한 신부들은 대표가 잠적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박모(31)씨의 웨딩 촬영 날에도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박모(28)씨도 웨딩 촬영 직전 한 디자이너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 알고 있냐'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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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결혼을 앞두고 웨딩 촬영에 나선 A씨는 핸드폰을 붙잡고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촬영이 시작됐는데도 머리를 손봐주기로 한 디자이너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전화를 걸어봤지만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이내 “없는 번호”라는 안내음을 듣게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시안을 공유하며 연락을 주고받았던 상황이었다.
유명 웨딩 헤어메이크업 업체가 선납금을 받은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대표는 자신이 나갈 것처럼 예약을 받은 뒤 아르바이트생을 출장 현장에 보내고, 이들에게 대표 행세를 하도록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2일 한 웨딩 출장 헤어메이크업 업체 대표 B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B씨가 촬영 날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며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피해자 A씨는 “한 명 때문에 하루뿐인 웨딩 촬영 날을 망친 피해자들이 수백 명”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예약한 신부들은 대표가 잠적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들은 220명가량에 달한다. 서울 종암경찰서와 경기 군포경찰서 등에도 피해자들의 고소장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총 피해금액은 8000만원가량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박모(31)씨의 웨딩 촬영 날에도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인 소개로 업체를 알게 된 박씨는 촬영 두달 전 35만원을 완납했지만, 결국 촬영 당일 다른 업체를 찾아 5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박씨는 “촬영 전부터 업체와 연락이 잘 안 됐다. B씨가 핸드폰이 고장 나서 일정이 다 날아갔다며 촬영 전날 다시 연락해주겠다고 하고 하루 만에 번호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잠적 직전까지도 “다들 환불한다고 난리라 수습이 안 된다. 차질 없이 가겠다”고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에는 SNS에 올린 사과문에서 “핸드폰이 망가지는 바람에 당일 신부님들 촬영에 가지 못하는 불미스러운 노쇼 사건이 있었다”며 “스케줄 진행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연락창구가 모두 사라졌다. 현재 B씨의 번호와 업체 카카오톡 채널 등은 없어진 상태다.
피해자들은 B씨가 선납을 유도하며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계약서 작성도 없었다. 피해자들은 B씨가 “다른 신부가 같은 날짜에 예약하고 싶다고 하니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당일 선납하면 할인을 해주겠다”며 선납을 유도했다고 했다. 박씨는 “결혼 비용이 비싸다 보니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는 신부들의 마음을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노쇼’를 당한 게 아닌 경우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웨딩 촬영을 앞둔 김모씨도 지난달 20일 B씨에게 50만원을 건넸다. 김씨는 “웨딩플래너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촬영 당일까지도 몰랐을 것”이라며 “경찰에서는 아직 ‘노쇼’가 아닌 상태에서 연락만 되지 않는 건 사기로 신고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B씨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본인인 척 예약을 받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노쇼’가 이어지기 이전부터 해당 업체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그만둔 디자이너들도 여럿이라고 했다. 또 다른 박모(28)씨도 웨딩 촬영 직전 한 디자이너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 알고 있냐’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업체에서 촬영 날 보내기로 한 디자이너였다.
박씨는 “해당 디자이너도 업체로부터 아르바이트 임금을 못 받았고 대표와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어차피 일정을 비워뒀으니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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