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창단 63시즌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코리 시거 MVP

배영은 2023. 11. 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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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텍사스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텍사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1961년 워싱턴 세네터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빅리그 입성 63년째인 올해가 처음이다.

텍사스는 지난 1972년 연고지를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옮기고 새출발한 뒤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에 올라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두 번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세 번째 우승 도전이었던 올해는 홈에서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선 뒤 원정지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3~5차전을 쓸어담아 창단 첫 우승의 염원을 이뤘다. 또 올가을 와일드카드시리즈, 디비전시리즈,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에서 원정경기 전승을 거둬 역대 빅리그 포스트시즌 원정 최다 연승(11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로써 텍사스는 '월드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MLB 구단'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이제 남은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밀워키 브루어스,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5개 팀뿐이다.

텍사스 간판 타자 코리 시거는 LA 다저스 시절인 2020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시거는 1차전 9회 말 극적인 동점 2점포를 포함해 홈런 3개, 6타점, 6득점으로 활약했다. 월드시리즈 MVP를 2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시거가 역대 4번째다.

텍사스 브루스 보치 감독(앞줄 왼쪽에서 2번째)이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1승만 하면 우승 반지를 끼는 텍사스와 벼랑 끝에 몰린 애리조나의 5차전은 경기 후반까지 팽팽했다. 텍사스 선발 투수 네이선 이발디와 애리조나 에이스 잭 갤런 모두 양보 없는 무실점 역투를 이어나갔다. 특히 갤런은 6회까지 텍사스 타선에 안타 하나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올가을 무서운 화력을 뽐낸 텍사스 타선은 7회 초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타자 시거가 빗맞은 좌전 안타로 갤런의 노히트 행진을 깼다. 왼손 타자 시거를 막기 위해 내야수들이 오른쪽으로 치우친 시프트를 걸었는데, 노련한 시거가 비어 있는 3루 쪽으로 타구를 보내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에번 카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이어갔고, 미치 가버가 마침내 선제 중전 적시타를 쳐 첫 리드를 잡았다.

월드시리즈 MVP에 오른 텍사스 코리 시거(앞줄 오른쪽)가 2일(한국시간) 트로피를 받고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텍사스는 1-0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9회 초 상대 실책과 홈런을 묶어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조시 영과 너새니얼 로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조나 하임의 단타성 타구를 애리조나 중견수 알렉 토머스가 뒤로 빠트렸다. 타구가 담장까지 굴러가는 사이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는 마커스 시미언이 좌중월 쐐기 2점 홈런을 터트려 애리조나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사실상의 우승 축포였다.

반면 2001년 이후 22년 만에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애리조나는 한 점도 뽑지 못하고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3회 말 1사 2·3루와 5회 말 2사 만루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쳐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2차전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출신 투수 메릴 켈리의 역투로 1승을 따낸 게 이번 월드시리즈의 유일한 승리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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