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서 벌레 수십마리 나왔는데…하림 회장 "인체엔 무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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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 식품 출시하며 "위생 관리 잘하겠다"
최근 (주)하림이 생산한 생닭에서 벌레가 무더기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사 김홍국 회장이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제품은 동물복지 농가에서 자란 하림 브랜드 생닭이다. 지난달 수도권 한 대형마트에서 해당 제품을 산 소비자가 이튿날 닭 목 부위에서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대량으로 발견했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소비자는 "생닭 목 부위에서 뭉친 지방 덩어리 같은 것이 보여 지방을 제거하려고 뜯어보니 수십 마리 애벌레가 나왔다"며 식품안전정보원이 운영하는 부정·불량식품 통합신고센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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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은 딱정벌레과 거저리 유충"
신고를 접수한 식약처는 하림 생산 공장이 있는 전북 정읍시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정읍시와 방역업체가 현장을 조사한 결과 해당 이물질은 딱정벌레과에 속하는 거저리 유충(애벌레)으로 확인됐다.
정읍시는 해당 닭이 농장 깔짚에서 자라던 거저리 유충을 먹었고, 제품 출하 전 도축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터지면서 식도 부분에 유충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정읍시는 "조사 결과는 식약처에 전달했고, 관련 법령상 1차 위반에 해당해 경고 조처가 내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곤충 등 이물질이 식품에서 발견됐을 때 1차 위반은 경고, 2차 위반은 품목 제조 정지 처분을 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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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소비자에게 죄송…생산 전 과정 재정비"
이에 대해 하림 측은 "공장에서 기계가 닭 모이주머니를 빼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면서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변질이나 부패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물질이 발견된 건 신고가 들어간 해당 제품뿐"이라는 취지다.
하림은 전날 사과 성명을 내고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유통돼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정비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화 설비다 보니 그동안 전 공정을 전수 조사하기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인력을 더 투입해 사육부터 포장까지 육계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좀 더 세밀하게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주)하림 김홍국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유아용 식품 '푸디버디' 론칭(출시)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위생 관리를 잘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본사를 둔 (주)하림은 닭고기 전문 기업으로 출발해 축산·사료·해운·유통 판매·식품 제조업까지 확장, 2022년 기준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대기업 집단 27위(17조1000억원)에 지정됐다. 익산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2019년부터 재경전북도민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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