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장관 "화장실 숨바꼭질? 민주당이 사과해야"

이경태 2023. 11. 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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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여가위] 8월 '잼버리 파행 현안질의 불참' 사과 거부..."여가부 대변인 압박 잘못"

[이경태, 남소연 기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국회법 49조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의 직무로 '위원장은 위원회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간사와 협의해 정한다'고 돼 있다. 저는 참고인 협의를 기다리면서 국회에 있었음을 분명히 말하고. 권인숙 여가위원장이 (당시) 저에게 전화했을 때도 그렇게 말씀드린 기억이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월 25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한 데 대한 야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2일 국회 여가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저는 국회 경내에서 여야 합의로 참고인이 합의되길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에서) '도망'이라고 표현하는 게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이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실 경호처장 참고인 출석 요구'를 문제 삼아 회의에 불출석한 만큼, 본인이 당시 회의에 나서지 않은 것은 당연하단 논리였다.

여가부는 당시에도 "김현숙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여가부 대변인이 김 장관의 소재를 따지는 권 위원장과 야당 여가위원들을 피해 화장실로 숨고 일부 의원들이 그를 쫓아가 추궁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관련 기사 : '잼버리 파행 책임' 김현숙 장관, 국회에서 '숨바꼭질' https://omn.kr/25cvl).

화장실로 피신한 여가부 대변인 쫓았던 야당 의원들이 사과해야?

야당 여가위원들은 이날 국감에 앞서 8.25 전체회의 불참과 관련한 김현숙 장관을 비롯한 여가부 직원들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심지어 퇴장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무관심, 무능, 무책임으로 잼버리 대회를 파행시킨 김현숙 장관의 퇴장을 요구한다. 사과로 될 일이 아니다"며 "한 부처의 수장으로서 (잼버리 파행을) 책임지지 않고 도망치기 급급했고 (사표 제출로) 장관이길 거부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국감장에 참석하냐"고 따졌다.

하지만 김 장관의 답변은 앞서 서술한 대로 '여야 간사 간 참고인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의 불참에 대해서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는 얘기였다. 오히려 권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여가위원들이 화장실로 피한 여가부 대변인을 압박한 데 대한 사과 및 유감표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그날 우리 대변인께서 (국회 본청) 5층에 계시다 화장실에 가시는 사이에 여러 일이 있어서, 저는 국회 여가위는 여성 인권의 보루라고 생각하는데 그날 있었던 사건은 일종의 폭력이라 생각한다"며 "(8.25 전체회의 관련) 여가부 대변인이 사과할 것이 아니라 의원들이 그 부분을 표현하시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발방지 약속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저희(여가부-여가위)가 여러 일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라고 전제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고 더더욱 국회 논의 과정과 그런 부분에 성실히 임하겠단 말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권인숙 위원장은 이러한 답변에 "다른 건 몰라도 헌법 62조 2항에는 '국무위원은 위원회의 요구가 있을 땐 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장관은 어떤 정쟁이 있더라도 여야 합의로 의결해서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열기로 한 회의에 출석하고 현안을 보고하고 상임위의 의견을 경청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잼버리 사태가 보통 사태가 아니었잖나. 최근 장·차관들이 국회에 불출석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국회의 권위를 손상하는 이런 일이 정당한 것처럼 표현될 수 없다고 본다"며 "김현숙 장관이 앞으로 이런 식의 모습을 유지하시면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장관을 적극 감쌌다. 여가위 여당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8월 25일 회의 시작 전부터 장관을 찾아내겠다면서 국회 본청 화장실까지 대변인을 쫓아가지 않았나. 여성 인권을 전담하는 여가위에서 이런 여성폭력을 행사하는 게 맞나"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 경호처장이 무슨 잼버리 파행과 관계가 있나. 민주당에서 그런 참고인 명단을 내놔서 합의가 되지 않아서 회의를 열지 못한 건데 (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최해서 장관을 오라가라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스카우트 대원과 국민들께 여가부 장관으로서 사과드린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8월 25일 회의에 나와서 국회에서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못 드렸고 이후 예산결산특위에 참석하면서 예결위장과 언론에 스카우트대원과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 적 있다"며 "여가위에서도 똑같은 말을 드린다. 불편을 겪은 스카우트대원과 여러가지로 걱정하셨을 국민들께 여가부 장관으로서 사과를 드린다는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사의를 표명한 적 있지만 수리되지 않았다"며 "(저는) 현재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고 여가부 장관으로서 책무와 여러 업무에 대해 최선을 다해 챙기겠다는 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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