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도 외국인 유학생…경북서 전국 처음으로 65명 선발

김정석 2023. 11. 2. 1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도교육청 전경. 사진 경북도교육청

경북 지역 9개 고등학교가 내년도 외국인 유학생 65명을 선발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고등학교 이하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북 직업계고·자사고 내년부터 시행


2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직업계고 해외 우수 유학생 선발을 확정했다. 한국해양마이스터고와 의성유니텍고·신라공고·경주정보고·경주여자정보고·명인고·한국국제조리고·한국철도고 등 8개 직업계고에서 총 49명이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합격한 외국인 유학생 국적은 인도네시아와 태국·베트남·몽골 등 모두 4개국이다. 각국 정부기관과 협약을 맺어 현지에서 학생 선발을 진행, 최종 합격한 학생은 내년부터 각 학교에 입학한다. 선발된 학생은 전문 기술교육과 한국어·한국문화 교육을 받는다. 학교측은 이들에게 장학금도 준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왼쪽 여섯 번째) 등 ‘경북교육청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추진단’이 지난 7월 23일 태국 교육부를 방문해 솜폼판담 차관(왼쪽 다섯 번째) 등과 면담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교육청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령 인구감소 등 지방 소멸 위기로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를 돕고 산업 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도 해소하려는 취지”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졸업 이후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계속 머무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은 22개 시·군 중 15곳(68%)이 인구 감소 지역에 해당해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닥친 실정이다. 경북 지역 초·중·고교생 수도 2012년 33만여 명에서 지난해 25만여 명으로 10년간 7만 명 정도 감소했다.


“지방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


이 관계자는 “일손 부족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방안일 뿐이고 불법 체류 등 문제도 발생한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고교 과정부터 양성하게 되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지역 정착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경북 김천고등학교 전경. 사진 김천고
직업계고 외에도 경북 김천시에 있는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도 내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16명을 받기로 했다. 국적은 중국 8명, 베트남 7명, 캄보디아 1명이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는 학생 40%를 경북 지역에서 선발한다.

이와 관련해 경북교육청은 유학생 입학 이후 지원·관리를 위해 취업·상담·교육과정·학생생활지도 전문가와 현장 교사들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매뉴얼도 개발하고 있다.

유학생 입학 사업에 각국서 관심
경북으로 학생을 유학 보내는 국가들도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 사업에 관심이 많다. 2일에는 태국 교육부 산하 직업교육위원회와 촌부리공과대학 관계자가 경북도교육청을 방문했다. 태국 교육부 직업교육위원회(OVEC)는 특정 기술 인력을 개발하고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직업 교육 수준 향상을 목표로 설립된 조직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레반틴 베트남 호찌민 노동보훈사회부장은 지난 7월 25일 ‘경북 직업계고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경북도교육청

OVEC와 촌부리공과대학 관계자들은 이날 경북도교육청에서 경북 직업교육 성과를 둘러보고 우수 유학생 입학이 양국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파라파트 라타나아룬 OVEC 사무처장(차관급)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한국 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태국 학생들이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 준 데 대해 감사를 드리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우수 유학생 유치 목적은 양적 확대가 아니라 입학부터 졸업 후 진로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원·관리를 강화해 직업계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며 “경북 직업교육이 세계 직업교육 표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글로벌 교육과정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