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사실상 정점…언제 내릴지는 예측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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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이어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년 넘게 지속된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4.50%로 동결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기준금리를 현행 5.25%로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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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긴축으로 물가 둔화·경기 냉각
이스라엘 전쟁·인플레 우려 등 불확실성 여전
금리인하 시점 예측은 시기상조
파월 "논의하지 않아" 일축
유럽에 이어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년 넘게 지속된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 전쟁과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인하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5.25~5.50%)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올 9월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2회 연속 동결 결정이다. 시장에서는 12월 FOMC에서도 추가 인상이 없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Fed에 앞서 유로존,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4.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금리인상을 시작한 후 첫 동결로, 이로써 15개월간 이어 온 긴축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5.0%, 4.1%로 종전 수준으로 유지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기준금리를 현행 5.25%로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우리나라도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 중이다.
누적된 통화긴축 효과로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식어가면서 주요국들은 1년~1년 반에 걸친 금리인상 행진을 끝낼 채비에 들어갔다. 각국 통화당국이 전례 없는 속도로 고강도 긴축에 나선 결과 주요국의 기준금리는 이미 물가상승률을 앞질렀다. 미국에서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7% 올라 기준금리인 5.5%를 하회했다. 10월 CPI가 발표된 유로존 CPI 상승률도 2.9%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인 4.5%를 밑돌았다. 지난달 2회 연속 기준금리를 5.0%로 동결한 캐나다도 9월 CPI 상승률이 3.8%로 기준금리보다 낮았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금리 평균은 지난달 말 기준 7.4%로, 전 세계 물가상승률 5.9%를 앞질렀다. 아직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목표치인 2%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물가보다 금리 수준을 높게 잡으면서 점차 경제가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국 통화당국은 긴축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신호는 보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미국의 경우 견조한 고용·소비와 깜짝 성장을 이어가는 등 뜨거운 경제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후 "유로존 경제가 취약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박은 여전히 강력하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금리 방향이나 금리인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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