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놀라게 한 NRG의 언더독 서사,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윤파 기자]
▲ 서구권의 희망이 된 언더독 스토리의 주인공 NRG |
ⓒ LoL Esports Twitter |
"언더독이 항상 패배한다면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NRG의 감독 '씽크카드' 토마스 슬로토킨이 리그 오브 레전드 2023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G2전을 앞두고 남긴 트윗이다. 스포츠에서 언더독의 반란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희열과 감동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월드 챔피언십의 대표 언더독 NRG의 서사도 사람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LCS 서머 정규리그 5위부터 시작해서 월드 챔피언십 8강까지 진출한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모두에게 무시당한 언더독, 세계를 놀라게 하다
NRG는 LCS 서머 정규시즌 5위를 기록하며 LCS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하지만 NRG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언더독 그 자체였다.
그러나 NRG는 토너먼트를 진행하며 폼을 끌어올리더니 TL과 GG를 격파했다. 이후 C9에 발목이 잡혔지만, 다시 TL을 잡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C9을 3-1로 제압하며 LCS 1시드로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NRG를 향한 저평가는 이어졌다. 메이저 1시드 중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첫 경기부터 LPL 4시드 WBG에게 패배했다.
그 후로 TL과 MAD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2승 1패를 달성했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저평가는 여전했다. 그리고 2승 1패 대진에서 NRG의 상대가 G2로 확정되자, 모두가 G2의 승리를 예상했다. G2는 DK와 WBG를 잡고, 젠지를 상대로도 저력을 보여줬기에 당연하기도 한 예측이었다.
그러나 세계를 놀라게 한 반전이 일어났다. NRG는 예상을 깨고 G2를 2-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특히나 경기내용이 인상적이었다.
1세트는 초반 주도권을 활용한 스노우볼링을 바탕으로 G2를 몰아붙였다. 특히 '컨트랙츠' 후안 가르시아의 바이가 맹활약을 펼쳤다. 결국 31분 만에 1만 4천 골드 차이를 내며 압승을 거뒀다. 그간 북미가 보여준 지지부진한 운영이 아니었다.
2세트에서도 자르반을 잡은 '컨트랙츠'의 활약이 빛났다. NRG는 럼블-자르반-탈리야 조합을 바탕으로 한 한타 운영으로 승기를 잡았고 28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그렇게 NRG는 3승 1패로 스위스 스테이지를 졸업하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NRG는 이번 대회 LCK와 LPL을 제외한 유일한 8강 진출 팀이며, LCS가 2년 만에 배출한 8강 진출팀이다. 더욱이 최대의 라이벌 LEC를 제치고 달성한 8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언더독 NRG의 '미라클 런'은 이어질 수 있을까
NRG의 8강 상대는 LPL 4시드 WBG다. 8강 진출팀 중 가장 해볼 만하다고 평가받는 WBG를 만났기에 대진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물론 WBG 역시 NRG를 상대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서로가 승산 있는 맞대결이다.
NRG와 WBG는 스위스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경기에서는 WBG가 초반 바텀 다이브 성공을 시작으로 모든 라인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NRG를 몰아붙였다. 역전을 위한 NRG의 노림수도 WBG가 여유롭게 받아내며 29분 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챙겼다.
이후 NRG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경기력이 발전하며 3승 1패로 8강에 진출했다.
반면에 WBG는 G2와 KT에게 연달아 패배를 허용하며 1승 2패까지 몰렸다. 이후 MAD와 프나틱을 잡으며 8강엔 진출했지만 승리하는 과정에서 고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BG의 우위가 예상된다.
아무리 경기력이 흔들린다 해도 WBG는 지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기에 자신감이 충분하다. 또한, WBG의 선수들은 고점이 터지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정규시즌에는 특유의 압도적 고점으로 JDG를 제압하기도 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모두 경험이 풍부한 만큼 다전제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나 '더 샤이' 강승록은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직전 맞대결에서도 '더 샤이'가 '도클라' 니십 도시를 압도했기에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양대인 감독의 탄탄한 밴픽도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WBG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NRG는 G2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컨트랙츠'와 '팔라폭스' 크리스티안 팔라폭스의 활약이 희망이다. 두 선수가 폼이 좋지 않은 '샤오후' 리위안하오를 공략해야 한다. 만약 '샤오후'를 견제하며 미드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
결국 NRG는 여전히 언더독이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본인들을 향한 저평가를 보기 좋게 깨부수며 이 자리까지 왔다. 8강에서도 똑같은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월드 챔피언십은 언제나 언더독의 반란이 있었다. 2018년의 G2가 그랬고, 2022년 DRX의 우승은 언더독 신화의 정점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NRG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그간 LCS는 메이저 중 최약체라는 혹평을 들어왔고, 실제 국제전 성적도 매우 아쉬웠다. 올해는 다르다며 기대를 받던 1시드 팀들도 아쉬운 경기력 끝에 탈락하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세상을 놀라게 한 북미'라며 조롱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다르다. NRG는 한국에서 4강 신화를 재현하며 당당히 LCS의 부활을 선언하고자 한다. 그들의 언더독 서사가 어떤 식으로 끝날지는 모르지만, 절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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