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실수 김민재 '최저펑점 5점'…"매우 엉성한 패스" 뮌헨 역전패 책임 묻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실점 빌미를 제공하면서 끝내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일(한국시간) 독일 자르브뤼켄 루트비히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FC자르브뤼켄과의 DFB(독일축구연맹) 포칼컵 2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16분 토마스 뮐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역전을 허용하면서 1-2로 패했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매 시즌 3관왕(리그, 자국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뮌헨은 자국 컵대회인 포칼컵에서 초반에, 그것도 독일 3. 리가(3부리그) 15위 팀에게 패하면서 일찍 짐을 쌌다.
이로써 포칼컵 최다 우승 횟수(20회)을 자랑하는 뮌헨은 지난 시즌 프라이부르크에 1-2로 패하며 포칼컵 8강에서 탈락한데 이어 2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또 트레블 도전도 일찌감치 포기하게 됐다.
뮌헨은 전반 16분 구단 레전드 뮐러가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은 뮐러는 지체없이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이 그대로 자르브뤼켄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득점에 성공했다. 뮐러는 득점 이후 투헬에게 다가가서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곧바로 뮌헨에게 악재가 찾아왔다. 이날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네덜란드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히트가 전반 19분 크로스를 막은 후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황급히 의료진이 투입돼 더리흐트 상태를 확인했다. 결국 더 이상 경기 소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뮌헨은 더리흐트를 교체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때 뮌헨은 벤치에 센터백이 없어 미드필더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시켰다.
뮌헨 1군 센터백은 김민재외 더리흐트 그리고 프랑스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까지 총 3명이다. 이날 우파메카노가 허벅지 부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했는데, 선발로 나온 더리흐트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뮌헨은 궁여지책으로 미드필더 요수아 키미히를 센터백 자리로 내려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도록 지시했다.
더리흐트가 빠진 이후 김민재는 상대 공격에 흔들리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키미히가 전문 센터백이 아니기에 김민재의 수비 부담은 커졌고, 결국 전반 추가시간 아쉬운 선택이 나오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추가시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로부터 공을 받은 김민재는 미드필더 프란츠 크라지치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했는데, 크라지치는 뒤에서 다가온 상대 압박을 확인하지 못하고 공을 뺏겼다. 공을 잡고 전진하는 자르브뤼켄 미드필더 루카스 보에더에 김민재가 태클을 했지만 볼을 앞으로 밀어주는 사실상의 패스가 되고 말았다. 보에더는 김민재까지 제치고 중앙에 위치한 파트리크 존트하이머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슈팅은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김민재의 패스가 끊기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후반 6분 크라지치를 향한 패스가 다시 한번 상대 압박으로 끊길 뻔했는데 다행히 근처에 있던 라이머에게 연결되며 위기를 넘겼다. 김민재는 후반 10분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올라온 상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더로 걷어내며 실수를 만회하는 수비도 선보였다.
이후 뮌헨은 계속해서 자르브뤼켄 골문을 노렸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고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팀 시베차의 크로스가 김민재를 지나쳐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마르셀 가우스에게 향했고, 가우스는 바로 슈팅으로 이를 마무리해 김민재와 노이어를 뚫고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1-2 뮌헨의 역전패로 끝나면서, 뮌헨 선수들과 사령탑 토마스 투헬 감독은 원정 경기에 부상 악재가 있었지만 3부리그 팀한테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또 각종 매체들로부터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혹평을 피하지 못한 선수엔 김민재도 포함됐다. 축구 통계매체 '풋몹(FotMob)'에 따르면, 이날 김민재는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92%(120/130), 롱패스 성공률 50%(3/6), 걷어내기 3회, 리커버리 10회, 공중볼 승률 67%(2/3) 등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스텟이지만 실수로 인해 실점을 막지 못했기에 김민재는 혹평을 받아들여야 했다. 독일 매체 '스폭스(Spox)'는 김민재한테 최저 평점이나 다름이 없는 5점을 줬다. 독일 매체들은 보통 1~5점 혹은 1~6점으로 평정을 매기고,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이다. 이날 김민재보다 낮은 평점을 받은 건 마티스 텔(5.5점) 한 명 뿐이다.
김민재에 대해 매체는 "더리흐트가 부상을 입은 후 뮌헨에 남아 있는 유일한 건강한 센터백인 김민재는 매우 엉성한 패스로 1-1을 만들었다"라며 "그는 평소처럼 자주 공을 갖고 있었고 거의 모든 패스가 정확하게 동료에게 향했지만, 이게 그의 경기력을 더 훌륭하게 만들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매체 '90min'은 10점 만점에 5점을 주면서 "출발이 좋았지만 더리흐트가 교체된 이후 부진했다. 김민재가 처음에 나쁜 패스를 했고, 그 다음 몸싸움에서 마지막으로 나갔기 때문에 어쨌든 동점골은 김민재 잘못"이라며 "후반전에 들어 그는 일부 장면에서 또 다시 흔들렸고, 종료 직전 골 장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힘없는 퍼포먼스!"라고 지적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도 김민재와 캐나다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한테 팀 최저 평점이자 줄 수 있는 점수들 중 가장 낮은 6점을 주면서 가장 부진했던 뮌헨 선수로 꼽았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 수비 장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프란츠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김민재 입장에서는 확실히 좋은 결정이 아니었다"라며 "김민재는 50대 50 확률 싸움에 돌입했지만, 계속해서 압으로 밀어낼 수도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일이 우리에게 너무 자주 일어나다. 우리는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위험을 감수한다"라며 "실제로 대각선으로 플레이 하고 싶음에도, 너무 길게 늘어지는 등의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에 앞서 김민재는 희소식을 연달아 전달 받았다. 먼저 지난달 31일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투표 결과, 최종 후보에 오른 수비수들 중 가장 높은 22위에 오르면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또 지난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2022 연례 시상식에서도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일본)와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이란)을 제치고 올해의 국제 선수로 뽑히면서 또 한 번 축하를 받았다. 그동안 국제 선수상을 수상한 한국 선수는 손흥민(2015, 2017, 2019)이 유일했는데, 이제 김민재도 대열에 합류했다.
김민재는 10월 한 달 동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2023년 10월 분데스리가 이달의 팀' 멤버에도 뽑혔다. 김민재의 경기력과 성과를 인정하는 소식이 연달아 들리면서 많은 팬들이 그가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끔 만들었지만, 예상 외로 부진한 하루를 보내면서 11월 첫 경기를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사진=DPA, EPA/연합뉴스, 발롱도르, AFC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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