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서울 편입' 두고 민주당 압박하는 국힘... "동문서답하지 마라"
[곽우신, 남소연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민주당은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겠다는 이른바 '메가시티'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당내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내년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수도권 구도를 뒤집기 위해 이슈 선점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김포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시 편입 여부를 추진하겠다는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민주당 입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반대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찬성한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라는 것.
그는 "주민을 위해 행정이 존재하는 것이지 행정을 위해 주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들의 생활권, 통근권, 통학권, 지리적 위치와 행정구역을 일치시켜 주민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행정 이기주의가 가로막겠다면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당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필요한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당 대표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오늘 발족시키려 한다"라며 "오로지 시민의 입장에 입각하여 이를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김포시민의 간곡한 희망을 먼 산 쳐다보듯 하기보다도 민주당은 주민 편익 극대화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며 "아울러 서울 인근의 김포와 유사한 도시에서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오시면 우리 당은 적극 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포뿐만이 아니라 서울 인근의 다른 소도시들의 통합까지도 적극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포 편입으로 인구의 서울 집중을 심화시키거나 서울과 다른 지역과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라며 "이는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하는 의견"이라고 야당의 비판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외국 정책을 벤치마킹해서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결국 동력 부족으로 좌초된 바 있다"라며 "국내에서 먼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이 김포 편입을 통해 바다를 낀 도시가 되면 입지 조건의 변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동북아의 대표적인 광역 경제권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놓을 수 있으며, 편입된 김포 또한 모든 인프라 면에서 발전을 이룰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어 놓았다.
또한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된 민주당의 반응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라며 "김포 편입 문제는 김포시민의 여론과 현실적 필요성, 그리고 서울시의 미래 발전 비전에서 출발한 것인데 민주당은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갑자기 전국적 행정 개혁을 꺼내 논점을 흐리거나, 심지어 '포퓰리즘이다' '국토 갈라치기다'라고 매도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심지어 야당 몇몇 인사들은 역술인 배후설까지 제기하는데 모처럼 여야가 정책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질 낮은 루머 논쟁으로 낭비할 생각인지 안타까울 뿐이며, 이는 또한 김포시민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이 공개 회의석상에서 제기한 '천공 배후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음모론은 민주당 사유 구조의 뿌리 깊은 내적 특성인지 중요한 사안이 나올 때마다 튀어나와 무의미한 정쟁을 유발하고는 한다"라며 "앞으로 김포 편입이 서울과 김포 주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되고 국토개발 전략이자 경제발전 전략으로써 어떤 효과를 낳을지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서울의 김포 편입 관련해 결과적으로 행정 편익이냐, 주민 편익이냐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지방행정개편 관련한 것은 논점과 차원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을 부으려면 같은 성격이나 색깔을 부어야 하는데, 전혀 다른 물을 부으려는 것 같다"라며 전체적인 지방 행정 구역 개편 논의를 해보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지금 김포 주민, 서울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서울에 편입되고자 하는 것은 생활권 차원에서 본인들이 원해서 진행이 된 것과, 행정이 일률적으로 구획한 것과는 다르다"라며 "지역 내 지방소멸 이런 것과 연관시켜서 해석하는 분도 계시는데, 전혀 다른 차원 이야기"라고도 잘라 말했다.
특위 위원장에 부산 출신 5선 조경태 임명... "전문 지식 갖췄다"
한편, 박 수석대변인은 "김포-서울 메가시티, 가칭 '수도권주민편익개선특위' 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라며 "이 명칭은 위원회가 완전히 구성이 되면 위원장과 위원들이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아직 가칭임을 알렸다. 그는 "위원장으로는 5선 의원을 했고 토목공학박사 출신의 조경태 의원을 선임했다"라며 "향후 위원 구성은 위원장이 지도부와 협의해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뿐만 아니라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함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조경태 의원이 위원장으로 임명된 배경을 두고 "주민들 관심이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위원장의) 선수도 높였고, 관련해서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전문 지식도 갖추고 있고, 국토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원회를 거쳤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위 위원장으로 부산에서 5선을 한 조경태 의원이 선임된 것을 두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조 위원장의 토목공학과 도시계획 등의 '전문적 지식'을 강조했다. "인근 주민들의 요구나 이런 걸 합당하게 정리해야 하는데, 부산 출신이냐 수도권 출신이냐 이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라며 "조경태 의원이 5선을 하면서 다양한 상임위를 해오셨기 때문에, 다양한 상임위와 협조하고, 관계사항을 잘 이해하고, 당내 여러 재원을 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고려해 결정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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