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편입론’에 김포 들썩? “총선용일 뿐…기대감 글쎄”
주민들 "쓰레기 매립지 우려…선거용 반신반의"
서울 편입 시 "교통환경 개선·집값 상승 기대"
“김포에선 풍무동이 서울과 가깝고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신축 역세권 단지가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지역인데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 오히려 이 일대는 김포시 서울 편입보다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이슈가 집값에 더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김포시 풍무동 인근 A 공인 대표)
1일 오후 방문한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 단지 사거리에는 ‘김포시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내용이 담긴 국민의힘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풍무지구는 서울 강서구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6㎞ 떨어져 있어 입지가 좋고, 김포골드라인 풍무역 인근에 풍무센트럴푸르지오(2467가구), 풍무푸르지오(2712가구) 등 신축급 역세권 단지와 편의시설이 있어 여당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서울’의 수혜 지역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메가시티 서울’ 호재로 김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잠잠했다. 집을 사려는 매수 문의나 집주인이 공인중개사에 내놓은 집을 거둬들이는 매물 회수 움직임도 드물었다. 여당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함에도 집값 상승 및 거래 활성화 기대감도 낮아 보였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김포시 서울 편입 논의가 당장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풍무센트럴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B 대표 김모씨(51)는 “시장의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선 호재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고금리,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가 주춤한 상황에서 당장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이슈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매수 문의도 하루에 2~3건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서울 편입 가능성을 묻는 전화가 아니다”고 손사래 치며 말했다.
풍무역 인근 공인C 대표 조모씨(47)는 “앞서 정부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인근 전용 84㎡ 5억대 후반 급매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라며 “현재 호가가 6억 중후반대부터 7억원까지 형성돼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 대출도 받을 수 없는 만큼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포 한강신도시가 위치한 장기동 아파트도 서울 편입론 이후 이렇다 할 가격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전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도 등장했다. 1일 온라인 플랫폼에는 한강센트럴자이2단지 전용 100㎡ 매물이 6억1000만원에 올라왔는데, 이는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올라온 같은 평형 매물 6억5000만원, 7억원보다 가격이 낮다.
서울로 편입될 경우 각종 혐오시설이 김포로 이전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풍무푸르지오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씨(47)는 “서울시가 김포시를 편입하는 대신 김포 외곽에 쓰레기 매립지 등 혐오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단지 내 돌고 있다”며 “집값 하락을 우려해 서울 편입을 반대하거나 총선용이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많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편입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매가나 청약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지역의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주민 투표와 지방의회의 결정 같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며 “오히려 경기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추진이나 개통이 임대료나 매매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김포를 서울로 편입한다는 것은 이제 막 거론되는 상태로, 이로 인해 김포 집값이 오를 것이란 건 말 그대로 기대감뿐이라서 당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촌읍 등 여론의 주목을 받는 김포시 일부 지역의 문의는 늘었다. 김포시 고촌읍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여당 발표가 난 뒤 아무래도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하루에 매수 문의가 7건까지 늘었다"며 "특히 청약을 앞두고 있는 고촌센트럴자이 전용 84㎡ 분양가가 7억원대에 형성된 반면 인근 캐슬앤파밀리에시티 아파트 같은 평형이 1억원가량 저렴해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 편입될 경우에는 집값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경기에서 서울로 편입되면 교통망 확충과 기반시설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김포가 서울에 편입된다면 서울시의 예산이 많은 만큼 김포골드라인 증차 등 교통환경이 좋아지고 사회기반시설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김포는 이미 신도시가 조성돼 쾌적한 편이라 서울로의 교통환경 등 인프라만 강화되면 인접한 강서구 낙후된 지역보다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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