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또 충격, EFL컵 뉴캐슬전 0-3 참패…2경기 연속 '3실점+무득점' [EFL컵 리뷰]

이현석 기자 2023. 11. 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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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유가 두 경기 연속 3실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카라바오컵(EFL컵)에서도 탈락했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4 시즌 카라바오컵(EFL컵) 4라운드 뉴캐슬과의 맞대결에서 3-0으로 패배했다. 

맨유는 직전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3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직전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카라바오컵이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반면 뉴캐슬은 지난 3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잡아낸 데 이어, 이번 4라운드에서는 맨유를 무너뜨리며 카라바오컵에서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다. 


홈팀 맨유는 4-2-3-1로 나섰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을 지키고, 지오구 달롯, 빅토르 린델뢰프, 해리 매과이어, 세르히오 레길론이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은 카세미루와 한니발 메브리가 3선에 자리했고, 2선에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메이슨 마운트, 안토니가 나서서 최전방 공격수 앙토니 마르시알을 받쳤다. 

원정팀 뉴캐슬은 4-3-3으로 맞섰다. 마르틴 두브라부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맷 타겟, 폴 더멧, 에밀 크래프츠, 티노 리브라멘토가 백4로 나섰다. 중원 세 자리에는 조 윌록, 션 롱스태프, 루이스 홀이 출전했으며, 최전방 스리톱은 애런 고든, 조엘링톤, 맷 리치가 출전해 맨유 골문을 노렸다. 

에릭 턴 하흐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 쇄신에만 집중하며, 사전 기자회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달리 카라바오컵의 경우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해도 되지 않음에 따라 뉴캐슬전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여겨졌다. 

반면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우 감독은 지난 2월 당시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맨유를 만나 패했던 점에 대해 "맨유는 최고의 팀이다. 그들은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지만, 선발 명단이 나오기 전까지 알 수 없다. 모든 팀의 주요 과제는 좌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였고, 항상 잘 대응하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경기를 승리하려고 노력한다. 1승을 거두면 8강에 진출하며, 선수단이 어느 정도 바뀔 것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노력할 것을 결심했다. 계속해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도할 것이다"라며 부상으로 인한 로테이션에도 불구하고 맨유를 상대로 승라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뉴캐슬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타겟이 전반 3분 부상으로 쓰러지며 미겔 알미론으로 곧바로 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맨유는 대규모 로테이션을 가동한 뉴캐슬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3분 가르나초가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렸고, 공을 받은 안토니가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한 카세미루에게 공을 내줬다. 카세미르는 곧바로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며 두브라부카에게 쉽게 잡혔다. 

뉴캐슬도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21분 리치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해 맨유 골문을 노렸지만 높게 뜨고 말았다. 

선제골은 맨유 뒷공간을 노린 뉴캐슬의 몫이었다. 전반 29분 교체 투입된 알미론이 역습 상황에서 리브라멘토의 침투 패스를 받았고, 페널티박스 좌측에 진입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오나나까지 뚫어내며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 실점을 허용한 맨유도 만회를 위해 분전했다. 전반 32분 달로와 안토니의 전개를 통해 페널티박스 우측을 돌파했고, 달롯이 크로스까지 올렸는데,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마운트의 팔에 맞으며 아쉽게도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전반 34분에는 메브리가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뺏어내 안토니에게 전달했고, 이후 마운트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높게 떴다. 

뉴캐슬은 곧바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36분 알미론이 내준 패스가 페널티박스 좌측 윌록에게 전달됐고, 이후 윌록의 크로스가 고든을 맞고 페널티박스 아크 좌측에 떨어지자 홀이 곧바로 공을 낮고 빠른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다. 홀의 슈팅은 오나나가 손쓸 틈도 없이 맨유 골문을 갈랐다. 

두 골을 실점한 맨유는 전반 추가시간까지도 뉴캐슬의 공세에 흔들리며 경기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고, 전반은 뉴캐슬의 2-0 리드로 마무리됐다. 

뉴캐슬은 후반에도 먼저 골을 기록하며 격차를 3골까지 늘렸다. 후반 15분 암라바트를 압박해 공을 뺏어낸 윌록은 직접 돌파를 통해 맨유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까지 전진했다. 이후 오른발 슈팅을 통해 맨유 골문 구석을 노렸는데, 그대로 꽂히며 멋진 세리머니로 맨유 팬들을 침묵시켰다. 

맨유는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자 공격진의 변화를 줬다. 후반 20분 마르시알, 가르나초, 메브리를 빼고, 라스무스 회이룬, 마커스 래시포드,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투입하며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9분 안토니의 침투 패스를 받은 브루누가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으나, 브루누의 슈팅은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맨유는 교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경기를 주도하지 못하고 뉴캐슬에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했다. 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튕겨 나온 공을 알미론이 롱스태프에게 밀어줬고, 롱스태프는 이를 아크 우측에서 오른발 아웃프론트 슛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맨유 골문을 노렸는데,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만회골 기회도 놓쳤다, 후반 40분 래시포드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를 통해 슈팅 기회를 잡으려했으나, 마지막 터치가 조금 길어지며 수비가 바로 걷어냈다. 래시포드의 공격이 실패한 이후 롱패스가 전방에 윌슨에게 연결되며 오히려 추가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한 맨유는 결국 종료 휘슬이 울렸고, 경기는 뉴캐슬의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종료 후 맨유의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야유는 엄청 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뉴캐슬 서포터들은 올드 트래퍼드의 빈자리에 대한 조롱을 쏟아냈고, 맨유 팬들은 턴 하흐에 대한 야유와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와 마찬가지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양 팀 선수들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뉴캐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리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리브라멘토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새로운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 들었고, 이는 모두가 기회를 받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 팀의 단결력을 보여준다. 최고의 팀이 되고 싶다면 이런 부분이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다"라며 팀이 2군에 가까운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꾸렸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기 뉴캐슬의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롱 스태프도 맨시티에 이어 맨유를 꺾은 점에 대해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지만, 지난해에는 마지막 순간에 가로막혔다. 우리는 올해 더 나은 선수단을 갖췄고, 더 깊이가 생겼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오랫동안 획득하지 못했던 트로피를 얻을 수 있는 팀이 된다면 놀라울 것이다"라며 향후 우승에 대한 의지까지 숨기지 않았다. 

하우 감독도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선수단의 정신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부상자로 인해 선수들 스스로가 안타까움을 느끼기 쉬웠을 텐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여준 선수단에 감사하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반면 맨유의 경우 턴 하흐 감독조차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빠른 반등만을 강조했다. 턴 하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도, 선수들도 이것이 충분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팬들한테 미안한 것은 맞지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 기준에 미치지 못한 일이니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경기력이 기준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빨리 회복해야 한다. 토요일에 다음 경기를 치르며, 기준을 높여야 한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후 맨유 선수들의 태도도 지적됐다. 축구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뉴캐슬전 패배 후 단 한 명의 선수만이 팬들에게 다가가서 응원해준 관중에게 박수를 보냈다"라며 실망한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않은 선수단을 지적했다. 

스포츠바이블은 "맨유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마운트만이 유일하게 팬들에게 다가가 박수를 건넨 선수였다. 마운트는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터널로 향하기 전 관중석으로 다가가 박수를 건네는 모습이 공개됐다"라며 마운트만이 팬들을 위로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맨유는 1962/63 시즌 이후 처음으로 시즌 첫 15경기 중 8경기 이상을 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 경기 패배에 경우 1930/31 시즌 이후 처음으로 홈 첫 10경기에서 5패를 기록했다. 

맨유는 이미 지난 7라운드 당시 34년만에 리그 7라운드 종료 이후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부임 후 맞은 4번째 시즌인 1989/90 시즌에 맨유는 리그 개막 후 7경기동안 2승 1무 4패를 거두며 14위에 그쳤다.

옵타의 충격적인 통계가 등장하자 맨유 팬들은 댓글을 통해 "턴 하흐는 기록 파괴자다", "산초가 비웃고 있을 것이다", "매일 더 나빠지고 있는 팀이다"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맨유는 향후 일정이 비교적 직전 경기들에 비해 순탄하기에 이후 일정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턴 하흐의 맨유 감독직도 유지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경기 포함 최근 2경기에서 맨시티와 뉴캐슬이라는 리그 강호를 만난 맨유는 오는 4일 리그 11라운드 풀럼전을 시작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코펜하겐 원정 경기, 루턴 타운과의 리그 홈 경기, 에버턴 원정까지 한수 아래 전력을 갖춘 팀들과 맞붙을 예정이다. 

특히 루턴 타운과 에버턴 올 시즌 리그 18위와 15위로 굉장히 부진한 상황이며, 코펜하겐 원정은 아주 쉬운 경기는 아니지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현재 조 3위에 머무르고 있는 맨유에게는 2위 도약을 위해 4위 코펜하겐을 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장거리 이동으로 까다로운 갈라타사라이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원정 경기 전까지 앞서 언급한 4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맨유는 턴 하흐 감독을 경질한다면 약 1500만파운드(약 246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4경기 성적에 따라 이 금액일 지불하고라도 턴 하흐를 내보내고 새로운 사령탑을 데려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결정될 전망이다. 

뉴캐슬과의 카라바오컵 경기에서 대패하며 꿈의 구장으로 불리던 올드 트래퍼드가 팬들에게 악몽이 된 가운데, 턴 하흐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팀을 떠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맨유 SNS, 뉴캐슬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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