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0.7%P차 초접전…경합주 49% "경제는 트럼프" [미 대선 D-1년①]

김형구 2023. 11.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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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에 이어 2024년 11월 5일 대선에서 재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은 2020년 대선을 열흘 남짓 앞둔 그해 10월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학에서 열린 마지막 TV 토론에서 맞붙은 두 사람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4년 11월 5일 치르는 제60회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초강대국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핵 해법, 주한 미군 등 한반도 안보 지형은 물론 경제 산업 등 사회 전반에 대전환이 올 수 있는 만큼 한국으로선 미 대선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내 여론을 모아 보면 차기 대선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재대결 구도로 집약된다. 민주당에선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뛰는 바이든 대통령에 필적할 경쟁 주자가 없고 공화당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위 그룹과 격차를 벌려가는 독주 양상이다.

중앙일보 취재팀은 미 대선 D-1년을 맞아 미국 내 다양한 언론사와 여론조사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종합해 미국의 민심이 누구로 기우는지 살펴봤다.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이며 대접전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판세는 예측불허 박빙 승부


미국 여론조사 종합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실시된 11개 여론조사를 총합해 평균 지지율을 산출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평균 44.1%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평균 44.8%)에 0.7%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의 격차는 2022년 3ㆍ9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격차(0.73%포인트)보다 작다.
김경진 기자

10월 실시된 총 11건의 조사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게 4개였다. 이 중 3개는 4%포인트 차, 1개는 2%포인트 차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도 역시 4개였는데, 이 가운데 3개가 1%포인트 차, 1개가 3%포인트 차였다. 나머지 3개 조사는 두 사람이 동률이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월별 집계치를 살펴보면, 지난 4~7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0.5~2.5%포인트 격차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나가다 8월에서 9월 초 바이든 대통령이 전세를 뒤집어 0.2~2.0%포인트 차로 추월했다. 그러다 9월 중순부터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0.1~1.5%포인트 차로 바이든 대통령을 제쳤던 것으로 나타난다.

정근영 디자이너

다만 이번 미국 대선도 전체 여론보다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라 불리는 몇몇 경합주(州)에서 승패가 갈릴 거라는 관측이 많다. 미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누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우세주는 사실상 정해져 있어, 특정 정당에 기울지 않고 무당파적 성향을 보이는 스윙 스테이트가 당락을 결정지을 핵심 승부처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은 2020년 대선 때도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ㆍ애리조나ㆍ노스캐롤라이나ㆍ플로리다 등 경합주 6곳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5곳에서 이겨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하고 승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2024년 대선에 키를 쥘 스윙 스테이트로 미 언론 등은 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ㆍ조지아ㆍ애리조나ㆍ네바다 등 5곳을 꼽고 있다. 경우에 따라 미시간ㆍ노스캐롤라이나ㆍ플로리다 등을 포함시키곤 한다. 최근 이들 경합주를 따로 뽑아 실시한 미국 내 조사 2건을 분석한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겐 적신호다.


트럼프, 경합주 6곳 중 4곳 앞서


지난달 7~9일 미 여론조사업체 레드필드&윌턴 스트래티지스가 텔레그래프와 함께 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조지아ㆍ미시간ㆍ노스캐롤라이나ㆍ펜실베이니아 등 스윙 스테이트 6곳 유권자 594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4곳에서 2~5%포인트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트럼프 44% 대 바이든 39%)ㆍ플로리다(44% 대 39%)ㆍ조지아(42% 대 40%)ㆍ노스캐롤라이나(42% 대 38%) 등이다.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만 바이든(43%)이 트럼프(42%)를 앞섰고 미시간은 41%로 동률을 기록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이들 6곳 중 4곳(애리조나ㆍ조지아ㆍ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었는데 상황이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김주원 기자

당선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도 6곳 중 5곳에서 트럼프를 꼽은 답변이 바이든을 꼽은 답변보다 적게는 2%포인트(미시간)에서 많게는 10%포인트(플로리다) 차로 많았다. 조지아는 38%로 바이든과 트럼프가 같았다.


바이드노믹스 ‘좋다’ 26% vs ‘나쁘다’ 49%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블룸버그통신과 지난 5~10일 경합주 7곳의 유권자 5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7곳 중 5곳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1~5%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바이든은 네바다에서만 46% 대 43%로 앞섰고, 미시간에서는 둘 다 44%로 동률을 기록했다. 경합주 7곳을 총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7%로 바이든 대통령(43%)을 4%포인트 차로 리드했다.
김주원 기자

이런 민심의 기저에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가 적어도 이들 경합주에서는 잘 먹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 7곳 전체 유권자 가운데 바이드노믹스가 경제에 미친 영향을 물은 결과 ‘좋다’는 답은 26%에 그쳤고 ‘나쁘다’는 답변이 49%로 배 가까이 많았다.

또 ‘경제 전반에 대해 누가 더 잘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도 바이든 대통령(35%)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꼽은 이가 많았다. 모닝컨설트 측은 “스윙 스테이트에서 트럼프는 경제와 관련된 인식에서 상당한 범위에서 우위를 점했다”며 “바이든 경제정책에 대한 유권자 신뢰도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경합주 유권자들은 유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선까지 1년간 바이든에게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총평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강태화ㆍ이승호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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