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배터리 원료 확보’ 최전방 공격수로

황민혁 2023. 11. 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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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가 배터리 원료 확보전에서 한국 산업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리튬, 니켈, 흑연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보유한 국가들의 자원 민족주의가 심화하면서 전 세계에 폭넓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종합상사에 '러브콜'이 쏟아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90년대부터 이어온 비철금속 트레이딩 경험과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STX는 2006년부터 진행한 마다카스카르 암비토비 니켈 광산 사업 경험을 원활한 배터리 원료 사업의 비결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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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니켈·흑연 등 보유 국가인
中·인니·중남미, 잇단 수출통제
사업망·자원 무역경험이 ‘길’ 뚫어


종합상사가 배터리 원료 확보전에서 한국 산업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리튬, 니켈, 흑연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보유한 국가들의 자원 민족주의가 심화하면서 전 세계에 폭넓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종합상사에 ‘러브콜’이 쏟아진다. 종합상사의 풍부한 자원 무역 경험도 빛을 발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일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동박 원료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으로 10년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6조원 규모(60만t)의 동박 원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흑연(음극재 원료) 확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 박(薄)이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이차전지용 동박 시장 규모가 2021년 3조5000억원에서 2025년 10조원 규모로 커진다고 추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계 80여개 기업과 구리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STX도 최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 니켈 광산 시추 탐사에 돌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시추 탐사는 광물자원의 매장량, 생산량, 품질 등을 조사 검증하는 과정이다. 지난 8월 확보한 광물 사업권(시추 탐사권, 개발권)에 더해 채굴권, 제련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밟는 중이다. STX는 2025년부터 니켈 연 200만t 생산, 연간 매출 1억3000만 달러(약 1765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핵심 양극재 원료다.


종합상사의 강점은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와 각종 자원 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90년대부터 이어온 비철금속 트레이딩 경험과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STX는 2006년부터 진행한 마다카스카르 암비토비 니켈 광산 사업 경험을 원활한 배터리 원료 사업의 비결로 지목했다.

산업계는 주요 배터리 광물 보유국의 자원 통제 경향이 심화함에 따라 종합상사의 몸값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은 오는 12월부터 흑연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적용한다. 니켈 매장량 1위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가공 전 광석)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리튬 매장량이 많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를 중심으로 ‘리튬판 석유수출국기구(OPEC)’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폐배터리 사업 진출로 배터리 원료 확보에 나선다. 성일하이텍이 독일에 짓는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025년부터 이 공장에서 폐배터리를 파·분쇄해 배터리 파우더를 생산하면, 삼성물산은 이를 후처리(배터리 파우더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구리 등 금속 회수) 업체에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광산 및 제련소 인수를 추진 중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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