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만 봐도 통한다, 다시 만난 최강 듀오
“언니, 저도 우승 반지 낄 수 있을까요?” (유승희)
“아, 그럼. 너도 할 수 있어. 나만 믿고 따라와.” (김단비)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아산 우리은행에서 재회한 ‘듀오’ 김단비(33·1m80㎝)와 유승희(29·1m75㎝)를 1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났다. 2023~24시즌 여자프로농구는 5일 우리은행과 부산 BNK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5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리그·챔피언결정전)을 달성한 우리은행은 2년 연속 우승이자 통산 11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김단비-유승희는 2016~17시즌부터 인천 신한은행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후배 사이다. 김단비가 지난 시즌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면서 둘은 작별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유승희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면서 둘은 다시 만났다. 김단비는 “(유)승희와 함께 뛰는 새 시즌이 기대된다”며 반색했다. 그러자 유승희는 “(김)단비 언니가 떠나서 허전했는데 한 시즌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돼 기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말이 필요 없는 여자농구의 수퍼스타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담았던 신한은행을 떠나 지난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단비는 이적 첫 시즌인 2022~23시즌 통합 우승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석권했다.
그런데 새 시즌을 앞두고 김단비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베테랑 김정은(36)이 부천 하나원큐로 떠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이스 박혜진(33)이 부상을 당한 것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김단비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청주 KB의 센터 박지수와 치열한 경쟁도 펼쳐야 한다. 김단비는 “실력과 체격을 겸비한 박지수는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로 불리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박지수를 최대한 괴롭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합류한 가드 유승희는 포워드 김단비에겐 ‘단비’ 같은 파트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둘은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유승희는 “단비 언니는 롤모델인 동시에 친언니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니와 함께 뛸 때는 항상 좋았다.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선수”라며 “이번엔 내가 언니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빨리 팀에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유승희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또 있다. 2012~13시즌 프로에 입문한 유승희는 두 차례 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전성기를 맞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최근 두 시즌 평균 득점 10점대 이상을 기록했다. 활동량과 스피드도 20대 초반 선수 못잖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능력도 뛰어나다. 유승희는 6개 구단 선수 및 팬,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이적생(30.6%)으로 뽑혔다.
유승희는 신한은행을 떠나 지난 5월 우리은행에 합류했다. 마침 우리은행 선수들이 하와이로 우승 포상 휴가를 떠날 무렵이었다. 우승 멤버가 아니라서 주저하는 유승희에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팀원들과 빨리 친해질 기회”라며 “같이 가자”고 설득했다. 결국 함께 휴가를 떠났던 유승희는 “프로 선수에겐 우승이 평생 꿈이다. 단비 언니에게 ‘내년에는 우승 멤버가 돼 당당히 포상 휴가를 즐기고 싶다’고 했더니 ‘너만 잘하면 된다’는 농담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며 웃었다. 김단비는 “우승해보니 참 좋더라. 그 기분 승희도 처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내가 코트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 이번엔 승희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고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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