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얘기 나와도 해야"…尹, 카페서 '민생 타운홀미팅' 열고 건전재정 재차 강조
소상공인·택시기사·청년 등 60여명과 허심탄회 민생 소통
"은행 독과점, 방치 절대 안돼…카카오 택시 횡포, 부도덕"
"여러분 이야기 잘 경청해 국정에 제대로 반영…큰 도움 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국정운영 기조의 방점을 '민생'과 '소통'에 찍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각계각층 국민 60여명을 만나 민생 현장의 여러 고충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경청했다.
그동안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청와대 영빈관이나 용산 대통령실 등에서 열렸지만, 이번엔 마포구의 한 대형 카페에서 '타운홀 방식'으로 개최됐다. 윤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국민은 늘 옳다. 책상과 사무실을 떠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현장 강조의 연장선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에서 회의를 열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소상공인·택시기사·주부·대학생·청년·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이 이날 현장에 모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마포 자영업자의 절규를 듣고 지난 2021년 6월 정치 입문을 선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늘 여기를 다시 와 보니,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서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내가 잘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서 진행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이어 이날에도 '건전 재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 않다. 결국은 돈이 드는데, 예산을 막 늘릴 수가 없다"며 "불요불급한 것을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 예산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다가 못 받는 쪽은 정말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 주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시키면 아우성이다. '내년 선거 때 보자' '탄핵시킨다' 이런 얘기까지 막 나온다"며 "나는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된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죽는다"며 "물가를 잡아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두환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고(故) 김재익 전 경제수석을 소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에 인플레이션이 엄청났다. 그런데 출중한 경제 전문가 김재인 씨가 그것을 딱 잡았다"며 "그분이 가장 먼저 한 것이 정부의 재정을 딱 잡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어제 국회에서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도 그 점을 분명하게 했다"며 "지금 같은 정치 과잉 시대에 유불리를 안 따지겠다.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이것은 내 책임,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에서 온 한 택시 기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카카오 택시의 횡포가 심하다. (콜) 수수료를 카드수수료 수준인 1%대로 해달라"고 하자 "카카오 택시의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수산업자의 금리 부담 호소엔 "우리나라 은행들도 일종의 독과점 상태이기 때문에 앉아서 돈을 벌고 있고, 갑질도 많이 한다"고 지적한 뒤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 채권이 더 안정적인데, 소상공인들에 대한 은행의 문턱이 높다"며 은행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한 청년이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해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대출을 연장할 때 금리가 올라가 부담이 된다고 하소연을 하자, 윤 대통령은 "정책금융은 리스크를 정부가 지는데, 은행에서 금리를 왜 올리느냐"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정책금융 금리가 왜 올라가는지 철저하게 사후 관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현장에선 이 같은 고충 외에 유가 보조금 확대, 에너지바우처 혜택 확대,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 전통시장 내 청년 상인 지원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오늘 여러분들로부터 직접 살아있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책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두고 추진해야겠다"며 "좋은 말씀 정말 고맙고 국정 운영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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