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재건축 최대어 성산시영…10년 후 마포 랜드마크 단지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 진단]

2023. 11. 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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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 1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투명 유리창으로 구성된 건물이 눈에 띈다. 마포구청이다. 마포구청 안쪽 월드컵로36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교적 큰 나무들 사이로 허름한 아파트 단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성산시영아파트(이하 성산시영)다.

성산시영이 속한 마포구는 남쪽으로 강변북로, 가운데는 내부순환도로가 가로지르는 구조다. 한강변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다 보니 한강을 건너는 다리가 많다는 점도 특징. 북쪽 가양대교를 시작으로 성산대교, 양화대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등이 있다. 최근에는 월드컵대교까지 개통해 한강 이남 접근성이 좋아졌다. 성산시영은 월드컵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내부순환도로 바로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즉, 교통이 좋은 마포구에서도 도로 접근성이 좋다는 얘기다.

성산시영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마포구청역을 품고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유원아파트는 마포구청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했으며 대우아파트는 월드컵경기장역과 도보 5분 거리다. 서쪽으로 불광천만 건너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만날 수 있고 조금만 아래로 내려오면 망원동, 합정동으로 이어진다. 성산유원아파트 입구에서 홍대 상권까지는 도보로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성산시영이 재건축만 마무리되면 마포구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다.

강북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성산시영의 향후 청사진이 공개돼 업계 관심이 쏠린다. 최고 높이가 당초 35층에서 40층으로 조정되며 단지 규모는 총 4823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성산시영은 뛰어난 입지 못지않게 풍부한 인프라와 편리한 도로 접근성, 마포구 내에서는 드물게 좋은 학군 등을 자랑한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성산시영은 마포구는 물론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단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가 최고 40층 4823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윤관식 기자)
성산시영 35층 → 40층으로

강북 랜드마크로 우뚝 설 듯

서울시는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성산시영 재건축 정비계획,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를 수정가결했다.

마포구 성산동 446번지 일대 성산시영은 서울시에서 먼저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와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병행 추진했다. 지난 8월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고시된 데 이어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재건축 정비계획이 결정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1986년 준공된 성산시영(유원·선경·대우)은 33개동 3710가구를 아파트 30개동 4823가구(공공주택 516가구)로 재건축한다. 5000가구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해당 아파트 높이(층수)의 경우 지난해 12월 주민공람 시 최고 35층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이 120m 이하 범위에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높이 기준을 준수하도록 결정되며 최고 40층으로 바뀌었다. 주민 요청을 수용한 결과다.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라 불광천변 성미다리를 중심으로 반원 형태의 열린 공원을 조성해 월드컵경기장, 문화비축기지 등 주변 문화시설과 연계된 수변 중심 공간이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원, 월드컵경기장과 지하철역으로의 접근이 쉽도록 공공보행통로를 만들고, 마포구청변에 양방향 자전거통로를 조성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산시영 재건축이 완료되면 주거 환경 개선은 물론, 교통·녹지·교육·문화·행정 등 인프라를 모두 갖춘 강북 지역 대표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성산시영 재건축 변수는?

낮은 대지지분·추가 분담금 문제

성산시영은 앞으로 악재보다 호재가 많은 단지다. 홍대 상권은 계속해서 서북쪽으로 팽창 중이다. 인근 땅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반면 성산시영처럼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만한 땅은 턱없이 부족하다.

성산시영이 속한 마포구는 요즘 인기가 높아진 주거지역이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다. 바로 학군이다. 강남이나 목동, 노원 등과 비교해 좋은 학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성산시영은 마포구 내에서 몇 안 되는 그나마 학군이 좋은 단지다. 성원초, 신북초와 인접해 있으며 중학교는 중암중이 가까이 있다.

입지적 장점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산시영 거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8월 성산시영 거래 건수는 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3885가구 규모 대단지로 마포구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25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성산시영의 올해 상반기 거래량도 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거래량 급증에는 5월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안 교통영향평가 심의 통과, 6월 지구단위계획안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통과 등의 영향이 컸다.

거래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가격도 올라가는 법. 성산시영 전용 59㎡는 지난해 6월 한때 13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말 10억원 전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8월부터 11억원대에 거래되며 다시 회복 중이다.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해당 면적 매물은 11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최근 나온 매물의 호가는 대부분 11억5000만원에서 최대 13억원으로 형성됐다. 호가만 놓고 보면 전고점 수준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안 변경 등의 영향으로 다시 한 번 성산시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우선 성산시영은 사업 초기 단계로 사업 완료까지 꽤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성산시영은 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턱 중 하나인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았다. 성산시영 재건축 예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올해 말 조합설립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조합설립인가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로 비교적 초기 단계다. 이후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착공 후 입주까지 전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 7~8년, 길게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추가 분담금도 변수다.

재건축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대지지분이다. 대우아파트(전용 50㎡) 대지지분은 대략 43㎡, 선경아파트(전용 59㎡)는 43.2㎡, 유원아파트(전용 59㎡)는 약 50㎡다. 대지지분이 목동 등 사업성 좋은 단지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일정 부분 추가 분담금을 납부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배정 물량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산시영에서 가장 넓은 전용 59㎡ 소유자의 경우에도 전용 84㎡를 받으려면 억대 추가 분담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추후 아파트 시세나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부 주민에게 추가 분담금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성산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성산시영이 마포구는 물론 강북에서도 주목받는 재건축 단지임은 분명하지만 사업 기간이나 추가 분담금 등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예상대로 올해 말 조합설립 후 가격이 더 오르고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면 추가 분담금을 걱정하는 일부 주민은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2호 (2023.11.01~2023.1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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