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내년 전국 집값 2.0% 하락 전망…총선·GTX 영향 미미"

"고금리 장기화에 주택 시장 하락 반전 예상"
매매수요 유입에 전셋값은 2.0% 상승 전망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2.0%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총선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등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주택·부동산 시장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노경조 기자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시장이 다시금 하락 반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까지 시장 흐름은 연초 최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저점을 보인 후 특례보금자리론, 장기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시장 유동성이 예상보다 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그러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 고금리 장기화 우려,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4분기 보합 이후 내년에는 수도권·지방 모두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동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전후해 부동산 시장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GTX 개통 등의 이벤트가 있으나 이미 해당 지역 집값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민감도가 높은 만큼 추가 규제 완화 등이 있을 경우 시장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시장 흐름에의 관심을 촉구했다.

주택 전세가격은 올해 4.8% 하락하는 반면 내년에는 2.0%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전세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입주 물량이 소폭 감소해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사기로 불리는 보증금 미반환 이슈 여파와 관련해서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줘 특정 지역 중심으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겠지만, 전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내년 국내 건설 수주는 187조3000억원, 건설 투자는 260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1.5%,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건설 수주는 올해 들어 17.3% 감소한 190조1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발주 부문별로 공공수주는 GTX 공사와 가덕도 신공항 사업 추진 등 대형 토목사업 영향으로 4.6% 증가가 예상되지만, 민간수주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전년 대비 4.0% 감소할 전망이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고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자금 조달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민간수주 반등이 어려운 탓에 건설수주는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 투자는 내년 상반기 전후 감소세 전환을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건설 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며 "건설기업은 갑작스러운 유동성 문제에 빠지지 않도록 대비하고, 도심 내 유력한 사업지를 확보하는 등 불확실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