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카카오택시 부도덕, 은행들은 갑질"

민생경제대책회의 현장 시민 호소에 '독과점 대책' 주문

[안홍기 기자]

▲ 국민과 직접 대화 나선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시중은행을 향해 독과점 횡포를 지적하면서 '부도덕' '갑질'을 언급, 강도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었다. 소상공인, 택시기사, 청년, 주부 등 시민 수십 명이 참여한 타운홀미팅 방식이었다.

대통령실이 전한 회의 내용에 따르면, 한 택시기사는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과도한 수수료, 과징금을 맞아도 시정되지 않은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등을 지적했다. 그는 "과징금 처벌도 중요하지만 우리 기업하시는 분들은 저 '큰 집'에 가는 걸 제일 두려워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카카오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경제학의 독과점이론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거는 그야말로 유인을 다 시켜놓고 그러고 나서 가격을 올린 거기 때문에 이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된다"며 "이거는 아주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독과점의 어떤 부정적인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형태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참석한 원희룡 국토부장관 등에게 지시했다.

이미 조치는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 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사 가맹 택시를 콜 호출에서 배제한 혐의를 잡고 제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회계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조치 방안 마련" 국토부장관에 지시... 은행 관련 대책에 주목

수산물 제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한 여성은 본래 연 10~13%의 대출금리를 적용받다가 은행에서 안내한 5.5% 금리의 정부 정책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했다. 하지만 군부대 납품 체결을 한 뒤 대량생산을 위해 대출을 알아봤지만 은행으로부터 부정적인 대답을 받았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은행이 수산물 제조업체에 대한 대출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이 여성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그건 왜 그러냐 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은행이 과점 상태, 이것도 일종의 독과점"이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그러고 앉아서 돈을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그게 문제이지, 실제로 은행에서 저 기획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다 올라가지, 일선에서 영업한 사람들을 간부로, 최고위직에 잘 안 올려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은행의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자꾸 경쟁이 되게 만들고 이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을 향해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소상공인들의 대출이나 가계대출은 대기업에 비해서 오히려 부도율이 적다"며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가지고 이게 되겠냐. 그러니까 이 체질을 좀 바꿔야 한다. 강하게 우리가 밀어붙여야 된다.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은행의 횡포'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어서 향후 어떤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 은행 산업에 과점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실 참모들의 민생 현장 방문과 관련해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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