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판박이… 중국서도 초등교사 극단 선택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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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부임한 지 두 달 된 새내기 교사가 잦은 야근과 주말 회의, 학교 행사 등 과도한 행정 업무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해 교권 보호 논쟁이 불붙었다.
지난달에는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치마를 입고 출근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인민 교사의 이미지에 맞지 않고 요사스러워 보인다"는 민원을 받고 교육청 조사를 받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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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두 달 만에 “숨이 막힌다” 유서
“누가 링링허우 여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부임한 지 두 달 된 새내기 교사가 잦은 야근과 주말 회의, 학교 행사 등 과도한 행정 업무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해 교권 보호 논쟁이 불붙었다.
1일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시 관청구의 초등학교 담임이었던 뤼모씨가 지난달 26일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뤼씨는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에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학교 일이 너무 바빠 감옥에 갇힌 것 같다, 매일 마지막 숨을 내쉬며 일한다”고 적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행복하지 않은 선생님이 어떻게 긍정적인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겠느냐”고 체념한 듯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뤼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날에도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학생들이 낸 숙제를 채점했고 퇴근길 저수지에 갔다가 물이 없자 건물에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유서는 뤼씨 가족이 현지 매체에 공개했다.
올해 23세인 뤼씨는 지난해 6월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8월 이 학교에 부임했다. 뤼씨 언니는 “학교 측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CCTV를 보여달라는 가족들의 요구도 거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사건은 “누가 ‘링링허우’(2000년대생) 여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달에는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치마를 입고 출근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인민 교사의 이미지에 맞지 않고 요사스러워 보인다”는 민원을 받고 교육청 조사를 받는 일이 있었다. 숙제를 너무 적게 내준다거나 메신저 문의에 답장이 늦다며 교사를 신고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의 체벌, 금품 수수, 성희롱 등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중국 당국은 2018년 11월 교사의 직업 윤리 위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교권 감독이 강화되면서 교사의 업무 부담도 함께 늘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근거 없는 제보를 일삼거나 사소한 불만을 마구잡이로 신고하는 악성 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 사이에선 학생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문제 잡힐 만한 언행을 삼가며 ‘탕핑’(躺平)하는 분위기가 퍼져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탕핑족은 취업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가만히 누워 지내는 중국 청년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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