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 살리고 떠난 ‘아영이’ 부모에게 의사가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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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영이 사건' 피해자 정아영(당시 4세)양의 심장을 이식받은 아기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양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장기기증을 결정한 아영양 가족들에게 "성인 키 정도의 생명유지장치 줄에 매여 기계로부터 떨어지지 못하고 살던 아이의 기적과 같은 일상은 모두 아영이와 힘든 결정을 해주신 아영이 부모님 덕"이라며 "오래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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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아동 주치의 “오래오래 뛰게 돌보겠다”
‘부산 아영이 사건’ 피해자 정아영(당시 4세)양의 심장을 이식받은 아기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양 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치의 A씨의 편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거쳐 아영양 부모에게 전달됐다.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따라 주치의의 편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으로 우선 전달됐다.
A씨는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가 절대 겪지 말아야 할 사건으로 위독해져 공분하고 슬펐다.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길 염원하면서도 아영이가 다시 건강해질 수 없는 참혹한 현실에 가슴 아팠다”고 적었다.
아영양의 심장 기증으로 새 삶을 영위하게 된 아기에 대해 A씨는 “돌 무렵 심부전으로 입원하고 심실보호장치에 의지해 400일 넘게 병원 생활을 하던 아동”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인실 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이던 아이는 (아영양) 덕에 비로소 흙도 밟고, 집에서 또래 아이처럼 지내고 있다. 그 아이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모두 아영이 덕분”이라고 했다.
A씨는 장기기증을 결정한 아영양 가족들에게 “성인 키 정도의 생명유지장치 줄에 매여 기계로부터 떨어지지 못하고 살던 아이의 기적과 같은 일상은 모두 아영이와 힘든 결정을 해주신 아영이 부모님 덕”이라며 “오래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영양은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지 5일째에 신생아실 30대 간호사 B씨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져 두개골이 골절되는 등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
경찰이 병원 내 CCTV를 조사한 결과, B씨는 아영 양의 얼굴을 수건으로 때리거나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어 올리는 등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 B씨가 2019년 10월부터 총 14명의 신생아를 20차례 학대한 정황도 드러났다.
B씨는 업무상 과실치상·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지난 5월 19일 B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영양은 4년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통원치료를 했고, 지난 6월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영양의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 온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딸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아영양은 부산 양산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또래 환자 4명에게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당시 아영양의 부모는 장기기증을 앞둔 딸에게 편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너무 울음이 나 도저히 녹음을 할 수 없어 편지로 마지막을 함께 한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내 딸 아영아. 사랑한다. 다음 생에 한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주렴. 그 땐 우리 호호 할머니가 되도록 오래도록 추억 쌓아보자.”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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