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리티 프린세스 꾸며봐요 마법의 섬, ‘오늘은 내가 일일 프린세스’
필자는 어릴 적 핑크색과 공주, 프릴, 알이 화려한 장신구... 일명 ‘공주풍’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취향의 문제는 아니고, 부모님이 안 사줬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취향이 변하면서 관련된 분위기에 눈길을 돌린 적이 없으니, 내게 ‘공주풍’을 앞세운 ‘프리티 프린세스 꾸며봐요 마법의 섬’이 참 낯선 존재로 느껴졌다.
그런데 웬걸? 이 게임은 ‘공주풍’을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적절하게 만족할 수 있을 정도지만, 성인의 관점으로도 지나치게 유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자유도가 높은 게임의 특성상 대부분의 요소가 선택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프리티 프린세스 꾸며봐요 마법의 섬(이하 마법의 섬)’은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농장 체험, 낚시, 섬을 꾸미기, 프린세스 코디(옷 갈아입기) 등의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이용자가 어떤 활동을 언제, 얼마나 할지는 선택의 영역이다. 물론 최소한의 진행 목표가 있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게임을 처음 켜면 간단한 스토리가 진행된다. 스토리는 이렇다. 왕국의 휴양지 캐롯섬에 맛있는 ‘프린세스 케이크’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공주(이용자)는 소문과 달리 텅 빈 섬에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섬을 되살리면 다시 케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친구들의 말에, 공주는 섬을 재건하기로 결심한다.
따라서 게임의 최종 목표는 ‘프린세스 케이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케이크 레시피를 얻을 정도)로 높은 ‘해피니스 레벨(캐릭터 레벨)’에 도달하는 것이 되겠다.
‘해피니스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감사 포인트’를 일정량 이상 모아야 하는데, 이 ‘감사 포인트’는 주민들의 ‘소원’을 들어줬을 때 인게임 재화인 ‘샤인’과 함께 일정량 지급된다.
어려운 ‘소원’은 ‘감사 포인트’를 많이 지급하고, 쉬운 ‘소원’은 ‘감사 포인트’를 비교적 소량 지급하는 대신 빠르게 들어줄 수 있는 형태다. 목록에 있는 ‘소원’은 거절할 수 있어서, 원하는 것만 골라서 해도 된다.
다만 ‘해피니스 레벨’이 높아질수록 다양한 건물, 아이템, 옷 등이 해금되기 때문에, 다채로운 플레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레벨을 올려두는 것을 권장한다.
여기까지만 알면 이제 정말로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면 된다. 게임은 농사 체험, 낚시, 채집, 건축, 아바타 꾸미기 등의 콘텐츠를 지원한다. 최종 목표가 있다고 한들, 그것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게임은 진행되기 때문에, 싫다면 안 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소원을 최대한 많이, 빠르게 이루어주는 것’을 목표로 게임을 진행했다.
그렇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게임의 장단점이 눈에 들어왔다.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게임이 상냥하다. 여기에서 ‘상냥하다’의 의미는 초반 자원을 비교적 풍부하게 제공하고, 이용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NPC로 잘 격려해 준다는 이야기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샤인’은 게임 내 가장 기본적인 재화로, 작물의 씨앗이나 모종, 건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기본 자금이 빡빡하게 지급되면 자유롭게 뭔가를 즐기기보단 돈을 버는데 집중하게 되는데, 이 게임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넉넉하게 ‘샤인’을 지급해서 여유로운 느낌이 강했다.
데코 아이템을 과하게 구매하지 않은 덕분도 있겠지만, 상당히 오래 플레이하면서도 ‘샤인’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만일 부족하더라도 게임 내 상점에서 필요 없는 아이템을 괜찮은 가격에 팔 수 있어서, 이 부분은 넉넉한 플레이를 즐기기에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의 친절한 NPC들도 게임에 정을 붙일 수 있도록 잘 도와줬다. 게임에는 하루에 한 번 주민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주민들과 인사를 하면 소량의 ‘샤인’을 받을 수 있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활기찬 모션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섬에 놀러 온 ‘손님’들을 만날 수 있는데, 말을 걸 때마다 섬의 특징적인 부분이 아름답다는 칭찬과 함께 따뜻한 말을 들려준다. 별거 아닌 시스템이지만, 사소한 교류가 게임에 대한 애정을 키워주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장점 이야기가 나왔다면 꾸밈 요소도 한번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캐릭터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전부 수집해보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헤어의 종류는 176가지, 드레스와 장신구는 400가지나 된다.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이용자의 경우 충분히 수집욕이 들 만큼 디자인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고, 꾸밈 장식(건물)의 경우에는 캐릭터 레벨이 4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수백 개를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종류도 많았다. 필자는 캐릭터보단 배경을 꾸미는 걸 좋아해서, 나뭇잎 울타리와 꽃, 분수 등의 아이템을 이용해 서양풍의 정원을 꾸몄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단점으로 넘어가 보자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고 느꼈다. 이 게임은 해당하는 아이템을 어떤 재료로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장치가 없다. 다른 게임을 통해 아이템이 만들어지는 루트를 접해보지 못한 경우에는 헤매기 딱 좋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마멀레이드’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렌지’와 ‘설탕’이 필요하다. ‘오렌지’는 열매가 달린 나무에서 자주 볼 수 있으니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설탕’의 경우에는 ‘사탕수수’를 심은 뒤, 해당 작물을 ‘스파이스 하우스’에서 가공해야 한다.
‘스파이스 하우스’를 비롯해서 특정 건물을 지었을 때, 어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지 예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의 경우 체감하는 게임의 난도는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어서, 조개 줍기와 낚시 같은 부분의 설명이 불친절했다. 기본적으로 섬을 돌아다닐 때는 무언가를 채집하기 위해서 도구를 들고 있는 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조개를 줍기 위해서는 맨손으로 ‘Y 버튼’을 눌러 주워야 하는데, 극초반 농작물을 채집할 때 관련된 안내를 한번에 진행했을 뿐, 따로 세세한 설명을 해주지는 않는다. 획득(채집) 방법에 대한 언급을 해줬으면 더 접근하기 쉬울 것 같았다.
낚시의 경우도 비슷하다. ‘바다’ 구역에서 ‘물고기의 그림자’가 보이는 곳이 아니라면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이 부분도 바다에 찌를 던져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뒤늦게 눈치챘다. 낚시에 대한 도움말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바다에서는 잡히지 않는다는 강조 문구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외에는 도구가 지나치게 다양한 것도 단점으로 느껴졌다. 게임에는 채집을 연속으로 할 수 있는 ‘바구니’, 열매와 목재를 나무의 손상 없이 얻을 수 있는 ‘망치’, 땅을 갈 수 있는 ‘괭이’, 광석을 캘 수 있는 ‘곡괭이’, 갈린 땅을 복구할 수 있는 ‘빗자루’, 나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도끼’, 나비를 잡을 수 있는 ‘잠자리 채’, 물고기를 잡는 ‘낚시대’가 있다.
도구가 많다 보니 상황에 따라 들고 있는 걸 바꿔주는 게 영 불편했다. 도구를 든 상태로 NPC와의 대화, 아이템 수거 등이 불가능해서 더 번거롭게 다가온 것 같다. 불필요한 도구를 취합하거나, 도구를 든 상태에서도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풀어뒀으면 플레이 경험이 더 쾌적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론적으로, ‘프리티 프린세스 꾸며봐요 마법의 섬’은 자유도 높은 어드벤처 게임과 ‘공주풍’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꾸밈 요소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게도 적절하다. 다만, 처음 게임을 접하는 아이들에겐 좀 어려울 수도 있으니, 구매하기 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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