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행정대개혁' 꺼냈다…與 '메가 서울' 맞불 놓은 '5극 3특'

성지원, 김하나 2023. 11. 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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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 불붙인 ‘메트로폴리탄 서울’ 공약에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단위 행정대개혁’으로 맞불을 놓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여권이 꺼낸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 하다 보면 논란 자체가 매우 협소해지고 아무런 미래 전략이 없는 얘기가 된다”며 “국토 전체를 놓고 어떻게 할 건 지를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전부터 부산·울산·경남, 또 호남권 등에서 ‘메가시티’를 주장해왔다”며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걸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행정대개혁’을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꺼낸 ‘행정대개혁’은 과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꺼낸 국가 균형발전 공약인 ‘5극(極) 3특(特)’을 기반으로 한 개념이라는 게 민주당 내부의 분석이다. 부·울·경, 충청권, 광주·전남, 대구·경북, 수도권을 5개 메가시티로 만들고 전북, 강원, 제주를 특별자치도로 개편하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전국을)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 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는 게 균형발전의 핵심인데, (여당이) 전혀 상관없는 무책임한 정책을 들고 나왔다”며 “우린 수도권을 포함한 5대 메가시티 정책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갑을 지역구로 둔 황희 의원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서울 인근의 도시는 물론이고, 대구·부산·대전·광주 등 광역단위를 거점으로 메가시티를 구축하자”며 “또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재정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김포 이슈에 대응하면 우리가 여론전에서 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편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한 지역구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솔직히 지역 내에서 찬성 여론이 높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기 하남을 지역구로 둔 최종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 여러분 의견을 듣겠다”며 하남의 서울 편입에 대한 설문조사 링크를 올렸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당으로선 굳이 (여당 이슈에) 말려들지 말고 무시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차례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김포 홍철호


반면에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는 “국토 갈라치기”라고 반발했다. 김 지사는 중국 출장 중 페이스북을 통해 ”황당하기 짝이 없다.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분명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지금 김포시에 가장 시급한 건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확정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한 조속 추진“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선 긴장감도 감지된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에서 “여당이 (쓰려고 하는) ‘정책 프리미엄’을 제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벌써 한 6개 된다”며 “김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긴장해야 한다. 저 사람들이 바뀌는데 우리는 안 바뀐다고 하면 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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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서울' 이슈가 중진 험지 출마론과 맞물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포 서울 진입’을 계기로 국민의힘의 영남권 의원 일부가 수도권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전남 해남·완도·진도(박지원 전 국정원장), 전북 전주병(정동영 상임고문), 광주 서구을(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 호남에만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지원 전 대표나 추미애 전 대표 등이 민주당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자세로 험지 출마를 자원해주면 좋겠다”며 “현역 간판 의원도 그런 결단을 하면 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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