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노력이 만든 '가을 타짜'…NC 연승 이끄는 강인권 리더십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가을 6연승'이 올해 포스트시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돌풍의 지휘자는 올 시즌 처음 프로야구 사령탑에 오른 강인권(51) NC 감독이다.
NC는 지난 31일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KT 위즈를 3-2로 꺾고 먼저 2승을 확보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게 된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NC는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올랐다. 준PO에선 3위 SSG 랜더스를 3연승으로 제압하고 PO행 티켓을 따냈다. 이어진 PO에서도 2위 KT의 안방 수원에서 2승을 먼저 따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강 감독은 특유의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NC의 기적 같은 무패 행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 감독은 사실 '말만 초보' 감독이다. 2006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 16년 동안 지도자로서 수많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두산에서 2015·2016년, NC에서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엔 5월부터 감독대행을 맡아 1군 사령탑으로서의 능력을 '선공개' 했다. 오랜 기간 쌓아 올린 강 감독의 경험치가 올가을 마침내 '때'를 만난 셈이다.
포스트시즌에는 늘 크고 작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올가을 강 감독의 구상과 계산은 거의 어긋남이 없다. 준PO에서는 올해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에 오른 에이스 에릭 페디 없이도 최적의 계투 운용으로 고비를 넘겼다. 강 감독의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와 적재적소 대타 기용에 "작두를 탔다", "초보 감독이 아니라 '가을 타짜'다"와 같은 찬사가 쏟아졌다.
PO에서도 강 감독의 판단력은 빛을 발했다. NC 에이스 페디는 1차전 5회 1사 후 문상철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이민호 주심의 볼 판정에 항의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페디가 양팔을 벌려 거세게 불만을 표현하자 심판도 심기가 불편한 듯 마운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칫 페디의 퇴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상황.
이때 강 감독이 벤치에서 득달같이 뛰어나와 이민호 주심을 저지했고, 페디도 마음을 진정시켰다. 페디는 경기 후 "감독님이 올라와 주셔서 (상황이 잘 해결돼) 감사했다"고 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정민철 해설위원은 "그런 상황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선수 편을 들어 심판과 싸우거나, 선수의 퇴장을 막기 위해 심판을 대신 회유하거나. 강 감독은 후자였다"며 "중요한 경기였고, 절대적인 에이스가 꼭 마운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강 감독은 선수에 동조해 문제를 키우기보다 스스로 중재자가 돼 사태를 일단락했다.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원칙이 확실한 강 감독의 선수 기용도 박수를 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베테랑 포수 박세혁 대신 24세 포수 김형준을 주전으로 내세워 새로운 '가을 안방마님'을 키워냈다. '명 포수 조련사'로 이름을 날린 강 감독의 안목을 입증한 대목이다. 동시에 가을야구 내내 불안했던 마무리 투수 이용찬에게 꾸준히 소방수 역할을 맡기면서 한 시즌 내내 뒷문을 지킨 투수를 향한 믿음을 표현했다.
현역 시절 '포수 강인권'과 노히트노런을 합작했던 정 위원은 "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공부를 많이 하는 유형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의 투수 운용이나 대타 기용, 선수 선택이 적중한 건 '운'의 영역이 아니다. 그간 강 감독이 지도자로서 쌓아온 경험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NC는 2일 홈구장 창원으로 옮겨 KT와 PO 3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도 승리하면,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연승을 '10'으로 늘려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다. 강 감독은 "연승을 이어가면 한국시리즈에 빨리 진출하는 것 아닌가. 잘 준비해서 PO를 (3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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