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베네치아 상습 침수 막는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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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MOSE)'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석호 입구에 설치된 조수 차단벽이다.
총 78개의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된 모세는 평상시에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조수 상승 경보가 발동하면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다.
조수 차단벽 모세는 최대 3m 높이의 조수를 차단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해 10월 기상 악화로 높이 130㎝ 이상의 조수 유입이 예상되자 모세를 작동시켜 1시간가량 가동, 베네치아 시내의 침수를 막아내자 베네치아 국민들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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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MOSE)'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석호 입구에 설치된 조수 차단벽이다. '실험적 전자 기계 모듈(Modulo Sperimentale Elettromeccanico)'로 번역되는 이탈리아어 약자다.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를 연상시키는 명칭 때문에 이탈리아 현지 언론매체는 모세가 물을 갈라 베네치아를 구했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총 78개의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된 모세는 평상시에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조수 상승 경보가 발동하면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다. 조수 차단벽 모세는 최대 3m 높이의 조수를 차단할 수 있게 설계됐다.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 현상으로 상습적인 침수 피해를 겪었다. 베네치아 당국과 이탈리아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조수 차단벽을 세워 바닷물이 도심으로 침범하지 않도록 막는 '모세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모세 프로젝트의 실행은 쉽지 않았다. 모세 프로젝트의 뿌리는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94㎝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조수가 밀려와 도시 전역이 물바다가 되자, 정부가 유명 엔지니어들을 불러 모아 조수 차단벽 설치를 논의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이후 부패한 정부의 실정과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모세 프로젝트는 번번이 좌초되다 2002년에 최종 디자인이 발표된다. 2003년 4월 겨우 착공에 들어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모세 건설이 추진됐다. 이마저도 정부의 부패 등으로 완공이 7년 후인 2018년으로, 또 2년 후인 2020년으로 여러 차례 늦춰졌다. 그러면서 공사비용도 최초 16억 유로(약 2조2947억원)에서 60억 유로(약 8조6044억원)로 3.7배나 뛰었다.
2019년 11월에는 조수가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187㎝까지 치솟는 아쿠아 알타로 도시의 85% 이상이 물바다가 됐다. 학교가 문을 닫고 시민과 관광객이 고립됐고, 주택과 상점, 문화유적 등이 물에 잠겨 훼손돼 총피해액이 약 10억유로(약 1조4343억원)에 달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모세 프로젝트가 제때 실행만 됐어도 막을 수 있었는데 정부의 무능 때문에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탄식했다.
모세는 2020년 상반기 완공됐으나, 또 다른 문제를 불러왔다. 그해 10월 기상 악화로 높이 130㎝ 이상의 조수 유입이 예상되자 모세를 작동시켜 1시간가량 가동, 베네치아 시내의 침수를 막아내자 베네치아 국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기상 당국이 만조 수위 예측에 실패, 모세가 작동하지 않아 베네치아가 다시 물에 잠기자 '인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비용도 문제다. 모세를 가동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1회 가동하는데 20만유로(약 2억8706만원) 정도 든다. 2020년 10월3일 첫 가동 이후 지금까지 모세는 총 60회 가동했는데, 현재까지 지출된 비용은 1000만유로(약 143억5230만원)를 넘어섰다.
기후변화에 따른 조수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모세의 장기적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 베네치아 IUAV 건축대 교수이자 환경단체 암비엔테 베네치아의 일원인 안드레이나 지텔리는 "매우 강한 바람과 3m 넘는 높은 파도가 치는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 모세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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