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유방 거대 종양’ 투병 남아공 환자에 새 삶 선물

조승현 2023. 11. 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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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고신대복음병원이 우리 가족에게 선물한 건 기적과 같아요."

유방 거대 종양으로 10년 가까이 투병하던 사촌 동생 마시시 채피소(21)씨가 한국에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기 때문이다.

1일 고신대복음병원에 따르면 채피소씨는 열 두 살때 가슴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채피소씨는 보호자인 사촌 산드라씨와 함께 지난달 6일 입국해 엿새 뒤 고신대복음병원에서 종양 제거 수술과 유방 재건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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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 거대 종양으로 10년 가까이 투병한 끝에
고신대병원 초청 나눔의료로 희망 얻어
마시시 채피소(가운데)씨가 지난달 부산 고신대복음병원에서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대 원목실장, 오경승 병원장, 김구상 유방외과 교수, 보호자 산드라씨.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한국과 고신대복음병원이 우리 가족에게 선물한 건 기적과 같아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산드라씨는 지난 26일 저녁 귀국에 앞서 이렇게 말하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방 거대 종양으로 10년 가까이 투병하던 사촌 동생 마시시 채피소(21)씨가 한국에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기 때문이다. 수술을 지원한 부산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오경승)을 통해 채피소씨는 새 삶을 선물로 받았다.

1일 고신대복음병원에 따르면 채피소씨는 열 두 살때 가슴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크기가 작았던 종양은 점차 자라더니 20㎝까지 커졌다. 채피소씨는 “사는 곳에서 가까운 지역병원을 찾았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는 말과 함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미신을 믿는 가족들의 반대와 비용 문제로 수술은 꿈도 못 꿨다”고 밝혔다. 채피소씨에게 기적의 싹이 튼 건 지난 8월이었다.

고신대복음병원 의료봉사팀 ‘두드림(Do Dream)’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있는 그레이스펠로우십교회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었다. 채피소씨는 그레이스펠로우십교회 목사의 안내로 현장에 있던 유방 외과 전문의 김구상 교수를 만났다. 진단 결과 경계성 엽상종양, 즉 암이었고 수술이 필요했다.

의료봉사팀은 열악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신 고신대복음병원으로 초청해 수술하자고 뜻을 모았다.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수술을 받으려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수술비 부담이 컸다.

이 비용은 오경승 병원장과 김영대 원목 실장을 비롯해 두드림 의료봉사팀이 십시일반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의료봉사에 동참했던 고신대 간호대 학생들도 장학금 용돈 등을 보탰다.

채피소씨는 보호자인 사촌 산드라씨와 함께 지난달 6일 입국해 엿새 뒤 고신대복음병원에서 종양 제거 수술과 유방 재건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술 직후 그는 “10년간 가슴을 짓누르던 응어리가 한꺼번에 사라져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입원해있는 동안 같은 병실에 있던 한국인들이 많은 친절을 베풀어주셨다”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힘들어하자 환우들이 우유와 빵, 도넛을 사줬다.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오 병원장은 “채피소씨 수술을 지원하며 복음으로 의술을 펼친다는 고신대복음병원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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